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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만들기/'아보하'의 행복

학자의 행복론, 김영하

by 행복 리부트 2026. 2. 28.

안녕하세요. 행복리부팅의 운영자 행복 리부트입니다. 법륜스님은 비움을 통해 우리 마음을 평온하게 다져주었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분은 마음 속에 다채로운 색깔을 입혀줄 분입니다. 바로 소설가 김영하입니다.

김영하 작가는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꼬집습니다. 그는 우리들에게 무거운 행복이라는 단어 대신에 가볍고 경쾌한 즐거움을 수집해 보라고 제안하죠. 김 작가의 세련된 위트와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박제된 행복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즐거움의 정체를 알아 보겠습니다.

행복은 마케팅 용어일 뿐

김 작가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그는 현대 사회가 행복을 일종의 상품처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TV 광고나 SNS를 보면 마치 모두가 완벽하게 행복해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고 말합니다. 좋은 차를 타고, 화려한 여행을 가야만 행복의 기준에 도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작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찰나의 경험이라고요. 그는 행복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는 대신에 지금 당장 내 오감을 자극하는 작은 즐거움들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그에게 행복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길가에 핀 야생화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우연한 기쁨의 총합입니다. 김 작가의 주장은 긍정행복론 학자들의 주장과 일치합니다. 그들은 행복은 삶의 목적이나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란 것이죠. 큰 한 방보다는 소소한 기쁨을 자주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고 강조합니다.

여행은 실패를 수집하는 일

김 작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행입니다. 그는 짐을 최소화하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을 즐깁니다. 하지만 그가 여행에서 찾는 것은 안락한 즐거움만이 아닙니다. 한번은 시칠리아로 여행을 떠났을 때입니다. 예약한 숙소는 엉망이었고, 날씨는 나빴으며, 계획했던 식당은 문을 닫았습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번 여행은 망했다며 불행해 했겠지만 작가는 달랐습니다. 그는 숙소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맛없는 빵을 씹는 그 순간의 생경함을 즐겼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행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됩니다. 실패와 당혹감이 오히려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훗날 가장 선명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완벽하지 않은 일상의 순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김영하의 즐거움과 융개성화

여기서 우리는 칼 융(Carl Jung, 1875~1901)개성화(Individuation) 과정을 떠올리게 됩니다. 융은 인간이 사회가 요구하는 가면(페르소나)을 벗고,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여기에서 페르소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부러워하는 것들인 사회적 요구에 맞추어 나가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자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는 자신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오직 나만이 느끼는 은밀하고 독특한 취향을 추구하는 것이죠.

김영하 작가가 행복 대신 즐거움을 수집하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기준의 행복(페르소나)에 맞추려 노력하지 말고, 나만의 독특한 취향(개성화)을 발견하라는 권유와 같습니다. 내가 어떤 책을 읽을 때 전율을 느끼는지, 어떤 소리를 들을 때 편안한지 아는 것처럼 자기 이해가 바탕이 된 즐거움이야말로 융이 말한 온전한 인간으로 가는 길입니다.

예술적 체험으로 바꾸는 고통

김 작가는 삶의 비극과 지루함을 견디는 힘으로 미적 체험을 강조합니다. 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가 말한 방어 기제 승화(Sublimation)와 연결됩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억눌린 본능이나 고통스러운 에너지를 예술이나 지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인 승화를 가장 건강한 방어기제로 보았습니다. 김영하 작가는 독자들에게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직접 글을 써보라고 권합니다.

일상의 지루함이나 삶의 비참함을 그대로 두면 독이 되지만, 이를 한 권의 책이나 한 편의 영화라는 미적 틀 안에서 경험하면 그것은 고귀한 즐거움으로 변합니다. 작가는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행위조차도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는(카타르시스) 고차원적인 즐거움이라고 말합니다.

감각의 제국을 건설하는 즐거움 수집법

작가가 제안하는 구체적인 실천법은 아주 감각적입니다. 먼저 취향의 가계부를 작성해 보라고 권합니다. 돈을 어디에 썼는지가 아니라 오늘 나를 즐겁게 했던 감각들을 기록해 보자는 것이죠. 를 들면, 아침 공기의 냄새, 갓 구운 빵의 식감 등을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다음은 내면의 이야기꾼을 깨워 보는 것입니다. 오늘 겪은 불운한 일을 짧은 소설의 한 장면처럼 묘사해 보면,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다음은 능동적으로 독서를 하자는 것입니다. 책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가의 뇌를 잠시 빌려 세상을 다르게 보기 위해 읽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교육학적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이 행복과 직결됨을 보여줍니다. 내가 내 삶의 관찰자가 되고 해석자가 될 때 우리는 세상의 풍파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즐거움의 성(fortress, 城)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실패해도 즐거울 수 있다

김 작가의 행복론은 우리에게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합니다. 인생은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고, 우리는 자주 실패하며, 세상은 생각보다 더 고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작은 즐거움들을 부지런히 수집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이 됩니다.

행복 리부트 독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즐거움 가계부에는 어떤 항목이 적힐까요? 굳이 행복하려 애쓰지 마세요. 그저 지금 내 손에 든 커피의 향기, 블로그 행복리부팅의 글을 읽으시면서 창밖의 햇살 한 조각에 온전히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찰나의 즐거움이 모여 여러분의 오늘을 리부트할 것입니다

행복론의 다음 학자는 서울대학교 황농문 교수입니다. 황 교수가 제안하는 몰입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바로가기: 제1장 학자의 행복론, 서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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