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어쩌면 문학을 읽으시며 행복을 찾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문학에는 삶의 무게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때로는 우울하고, 어둡고, 절망적일 때도 있습니다. 알베르 카뮈, 프란츠 카프카, 톨스토이... 이름만 들어도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과연 이 어두운 텍스트 속에 행복이 있을까요? 저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예, 있습니다." 문학은 절망 속에서도 기어이 행복을 찾아내는 삶의 여정입니다. 다만 문학속의 행복은 우리가 아는 모습과 조금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 강의 문학에 담긴 행복 이야기는 그렇게 숨겨진 행복을 찾는 시간입니다. 문학 작품 속에 숨겨진 행복의 단서들을 함께 추적합니다.
우리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바로 알베르 카뮈의 세계입니다. 그는 부조리의 철학자입니다. 세상은 불합리하고, 인간의 삶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의 대표작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뜨거운 태양 때문에 살인을 저지릅니다. 시시포스 신화 속의 시시포스는 영원히 돌을 굴리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이들이 행복할까요? 이곳에 행복이 어디 있단 말인가요? 카뮈는 바로 그러한 절망의 한가운데서 행복을 외칩니다. 우리는 시시포스가 행복하다는 상상을 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시시포스는 왜 행복할까요? 시시포스는 자신의 운명을 직시합니다. 밀어 올린 돌이 굴러떨어질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는 매 순간 온 힘을 다해 돌을 밀어 올립니다. 그것은 신에 대한 반항이며 인간의 자유의지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시시포스의 행위에는 세상이 부조리하더라도 나는 이 돌을 밀어 올린다는 그의 강단과 부조리한 일을 시킨 신에 대한 반항이 담겨 있습니다. 카뮈가 말하는 행복은 의식이며 의지입니다. 삶이 무의미함을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태도입니다. 시시포스의 삶은 무의미하며 무가치적입니다. 하지만 시시포스는 그러한 삶에서도 나름의 행복감을 느낍니다. 시시포스가 행복감과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카뮈의 말처럼 그는 벌써 자살하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강의에서 우리는 시시포스의 행복을 만날 것입니다
다음은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카뮈보다 더 암울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는 잠자는 벌레가 됩니다(변신).
이유도 모른 채 K는 재판을 받습니다(심판). 성(城)에 들어가려 하지만 영원히 접근조차 못 합니다(성). 카프카의 문학은 거대한 벽과 같습니다. 소통은 불가능하고 구원은 요원합니다. 카프카의 문학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 열쇠가 있습니다. 카프카는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갑니다. 그의 소설에 인간다운 삶, 소통의 가능성, 평범한 일상들은 아예 없습니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읽으며 극심한 결핍과 고통을 느낍니다. 그리고 바로 그 결핍 때문에 우리가 가진 것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오늘 아침 두 발로 걸었다는 사실,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 이 평범한 일상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카프카의 어둠은 역설적으로 우리 삶을 가장 선명하게 밝힙니다. 강의에서 우리는 이 감사의 행복을 탐험할 것입니다.
이제 조금은 따뜻한 곳으로 가볼까요? 레프 톨스토이를 만나봅니다. 그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평생 던졌습니다. 안나 카레니나의 삶은 처절합니다. 안나는 진정한 사랑을 원했지만 사회적 관습 속에서 파멸하고 맙니다. 하지만 전쟁과 평화를 보면 다른 답이 보입니다. 주인공 피에르는 방황하는 영혼입니다. 나폴레옹을 숭배하고 프리메이슨에 가입하고 전쟁터를 헤맵니다. 그는 이념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그가 찾은 행복은 별거 아니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아내 나타샤와 함께 하는 저녁 식사, 아이들의 재잘거림처럼 톨스토이는 거대한 서사 속에서 가족과 일상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그의 소설을 통하여 진정한 행복은 민족과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영웅적인 삶이 아니라 가족과의 평범한 삶 자체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위대한 거장 톨스토이의 삶의 철학 속에서 행복을 배워 봅니다.
헤르만 헤세는 우리 마음 속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데미안의 싱클레어는 알을 깨고 나옵니다. 싯다르타는 안락한 집과 스승의 가르침을 모두 버리고 길을 떠납니다. 왜 그들은 익숙한 것을 버려야 했을까요? 행복은 남이 정해준 길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오직 내 안에 있습니다.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강가에 섭니다. 그는 강물 소리를 듣습니다. 흐르고, 변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강물, 그 속에서 그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헤세가 말하는 행복은 자기 긍정입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길을 찾는 용기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제 강의는 여러분 내면에 잠들어 있는 싯다르타를 깨우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우리를 순간의 아름다움으로 초대합니다. 그녀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은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입니다. 댈러웨이 부인은 저녁 파티를 준비합니다. 그녀는 런던 거리를 걸으며 꽃을 삽니다. 그녀의 의식은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전쟁의 상처, 잃어버린 사랑, 죽음의 그림자... 삶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무거운 삶 속에서도 그녀는 순간을 붙잡습니다. 아, 이 순간이 너무 좋다. 울프는 이것을 존재의 순간(moments of being)이라 불렀습니다. 삶의 의미는 일상 속에서 문득 깨닫는 이 빛나는 찰나에 있습니다. 행복은 이처럼 소소한 만족감을 자주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는 울프와 함께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보석을 캐러 떠나 볼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행복을 말합니다. 그는 소확행이라는 말을 유행시켰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합니다. 하루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고독합니다. 상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들은 절망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압니다. 그들은 아침마다 부지런히 달립니다. 좋아하는 재즈 레코드를 듣습니다. 정성껏 파스타를 요리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십니다. 고양이를 돌봅니다. 이런 사소한 행위들이 그들을 구원합니다. 세상은 거대하고 때로는 폭력적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만의 작은 행복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하루키의 문학은 이 험한 세상을 견디는 세련된 기술을 알려줍니다. 강의에서는 이 실용적이고 따뜻한 행복의 기술을 나눌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이야기도 다시 열어봅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입니다. 틸틸과 미틸은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 떠납니다. 추억의 나라, 밤의 궁전, 미래의 왕국까지... 온 세상을 헤매지만 파랑새를 찾지 못합니다. 지쳐서 집으로 돌아온 아침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자신들이 기르던 집 새장의 새가 바로 그들이 애타게 찼던 파랑새였습니다. 행복은 저 멀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알아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마테를링크는 익숙함 속에 숨겨진 행복의 가치를 일깨워줍니다.
제 강의 문학에 담긴 행복 이야기는 바로 파랑새를 찾는 여정입니다. 문학이라는 깊은 숲속에서 카뮈의 뜨거운 반항, 카프카의 역설적인 감사, 톨스토이의 따뜻한 일상, 헤세의 용기 있는 자아, 울프의 빛나는 순간, 하루키의 작은 위로, 그리고 마테를링크의 익숙한 행복까지 이러한 모든 것이 행복의 다른 이름입니다. 문학은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로나 문학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과도 같습니다. 길의 어딘가에는 행복이 보입니다. 혼자서 행복을 찾기에는 벅찰 수도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의 행복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함께 강의에 참가하시는 분들이 찾아 드리기도 합니다.
문학에 담긴 행복 이야기는 딱딱한 문학 해설이 당연히 아닙니다. 우리의 삶과 연결된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문학이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날 무렵에 문득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내 삶이 이미 수많은 행복의 단서로 가득 차 있음을 말이죠. 오늘 나는 행복한 하루였음을 말이죠. 강의실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우리, 문학을 통해 함께 행복하는 시간과 마법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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