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치기 키스」는 로맨스가 아니고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시죠? 저는 때리지 않았습니다. 칼로 협박한 적도 없고요. 그냥 마음이 있어서 안았을 뿐인데 이게 강제추행입니까? 이 말은요, 경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항변입니다.

그들은 강제(Forced)라는 단어를 주먹질 같은 물리적인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만 성립한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원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폭 넓게 성추행을 정의합니다. 바로 기습 추행의 법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만지는 것 자체가 폭행
과거에는 강제추행이 인정되려면 상대방이 반항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폭행이나 협박이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판례도 바뀌었습니다. 기습 추행은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틈을 타서 기습적으로 신체를 만지는 행위입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추행 행위 자체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폭행)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을 해석해 볼까요. 상대를 때리고 나서 만지는 것만 죄가 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헉! 하고 놀랄 틈도 없이 쑥 들어온 그 손길 자체가 바로 법적으로는 폭행이라는 뜻입니다. 즉, 손길 자체가 폭행이라는 뜻입니다.

드라마가 망친 현실, 박력과 범죄
드라마는 강제적인 스킨십을 남성의 박력이나 사랑의 확인으로 포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따라 했다가는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드라마의 사례를 알아 보겠습니다.

먼저, 벽치기 키스(Kabedon)입니다. 드라마에서 남자가 여자를 벽에 밀치고 도망가지 못하게 양팔로 가둔 뒤 기습적으로 키스합니다. 여자는 저항하다가 이내 남자의 마음을 받아줍니다.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피해자는 벽에 갇혀 도망갈 수 없는 공포를 느낍니다. 이는 명백한 유형력 행사(폭력)입니다. 동의 없는 키스는 가해자의 혀 절단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한 강제추행입니다.

다음은 기습 백허그(Back Hug)입니다. 드라마에서 설거지하는 여자의 뒤로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부드럽게 껴안는 장면이 나옵니다. 현실에서 이 장면은 어떻게 될까요? 뒤에서 갑자기 껴안으면 상대방은 방어할 수 없습니다. 껴안는 과정에서 가해자의 팔이 가슴이나 배에 닿게 되고,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껴 뿌리치려 했다면 그 즉시 기습 추행이 성립합니다.

다음은 엉덩이 툭(Slap on the butt)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친한 사이 남녀가 지나가며 상대방의 엉덩이를 툭 칩니다. 현실에서 이런 행위가 가장 빈번한 직장 내 성추행 유형입니다. 가해자는 격려 차원이다, 친근감의 표시다 라고 주장하지만, 엉덩이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민감한 부위입니다. 0.1초 만에 쳤다가 뗐어도 안됩니다. 0.1초가 범죄의 성립 요건을 충족합니다.

왜 몰랐다는 말이 안 통할까요
가해자들은 많이, 모두 억울해합니다. 나는 정말 좋아해서 그런 거다, 거절하면 안 했을 것이다 라고 말하죠.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습니다. 행위 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상대방에게 키스해도 될까? 안아봐도 될까? 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물어보지 않고 기습적으로 행한 것은 상대방의 거절할 기회조차 박탈한 폭력입니다.

상대방의 침묵은 동의가 아닙니다. 기습적인 스킨십을 당했을 때, 많은 피해자가 너무 놀라거나 당황해서(Freezing)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얼어붙습니다. 가해자는 이를 가만히 있었으니 좋았던 거 아니냐? 라고 착각하지만, 법원은 이를 항거 불능 상태 혹은 극도의 공포심으로 해석합니다.

실제 처벌 사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여직원의 손목을 낚아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껴안으려 한 상사가 있었습니다. 여직원은 경찰에 고소하였고요. 법원의 판결은 껴안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더라도, 손목을 잡아챈 행위 자체가 강제추행(기습추행)으로 인정되어, 직장 상사는 벌금형 및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았습니다. 모든 성범죄자는 관할 경찰서에 신상정보를 등록해야 합니다. 직장도 잘렸고요.

회식 후 택시를 잡아준다며 여직원의 허리를 감싸 안고 부축한 척한 동료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했더라도(상사 눈치 등), 기습적으로 허리를 감싼 행위는 추행에 해당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가해자는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며 회사에서도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아 면직 처리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랑과 범죄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닙니다. 상대방의 동의 여부라는 중요한 사전 행위가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은 대본에 따라 상대 배우의 동의를 얻고 연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당신에게는 대본이 없습니다. 허락받지 않은 깜짝 스킨십은 이벤트가 아니라 폭력입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박력은 법정에서 형벌의 판결로 되돌아옵니다. 당신은 평생 성범죄자라는 낙인을 벗어 날 수가 없습니다. 다음 성추행 범죄 제 2부는 준강제추행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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