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는 권력을 이용한 비겁한 성범죄를 알아봅니다. 바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입니다. 우리가 흔히 갑질 성범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범죄는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을 범죄가 아닌 친근감이나 지도 편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부장이 여성인 김대리에게 하는 말입니다. 김 대리, 어깨가 많이 뭉쳤네, 내가 좀 풀어줄게. 그리고 어깨를 주물러 줍니다. 교수가 대학원생인 여성에게 하는 말입니다. 박OO, 이번 논문 통과하고 싶으면 내한테 잘해야지. 직장이나 학교는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이곳에서는 물리적인 주먹보다 더 무서운 폭력이 존재합니다. 바로 권력(Power)입니다.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가지 않았다고 해서 성추행에 동의한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는 내 밥줄을 쥐고 있는 사람 앞에서 마음과 몸이 얼어붙었을 뿐입니다. 오늘은 이처럼 비겁한 권력형 성범죄를 말씀드립니다.

폭력이나 위협이 없이도 범죄가 된다
많은 상사나 리더가 착각합니다. 내가 강제로 눕히기를 했어, 때리기를 했어. 그냥 분위기 좋게 술 한잔하면서 손 좀 잡은 건데 뭐가 잘못이야! 그렇습니다. 사실입니다. 그들은 그냥 아랫사람의 손을 잡고 허벅지를 만졌을 뿐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가 있습니다. 이 조항은 위력에 의한 추행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업무, 고용 등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威力)으로써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권력입니다. 꼭 폭행이나 협박일 필요가 없습니다. 내 말을 거역하면 너의 인사 고과, 취업, 학점, 재계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 자체가 바로 위력입니다. 위력은 말로 협박하지 않아도 됩니다. 계급과 직책 자체가 폭행이나 협박보다 더욱 무서울 때가 많습니다.

당신은 어떤 상사입니까
이들은 자신이 범죄자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자상한 멘토나 분위기 메이커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범하는 범죄의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가족 같은 회사에서 만지는 상사(The Toucher)입니다. 그는(그녀는) 우리 OO는 딸(아들) 같아서 귀엽다 라며 볼을 꼬집거나,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주무릅니다. 회식 자리에서 옆자리에 앉혀 허벅지에 손을 올리기도 합니다. 자신은 아랫사람에 대한 친근감의 표현(Skinship)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내 자식 같아서라는 말도 자주 합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싫습니다,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가 찍힐까 봐 참습니다. 이것은 친근감이 아니라 명백한 성적 괴롭힘입니다. 피해자는 그런 직장 상사의 얼굴만 봐도 소름이 끼칩니다.

다음은 분위기 메이커(the life of the party)인 상사입니다. 이런 상사는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 띄워야지 라며 상사 옆자리에 앉기를 강요하고, 러브샷을 강요하고, 노래방에서 블루스(춤)를 강요하며 허리를 감쌉니다. 이런 상사의 착각은 대단합니다. 자신의 행위는 회사의 단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피해자가 거절하기는커녕 회식을 즐기고, 그런 행위를 좋아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다음에 회식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驚氣)를 합니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입니다.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강요하는 분위기 조성 자체가 위력 행사입니다.

다음은 대가성 거래를 하는 상사(The Predator)입니다. 이런 상사는 통상 이렇게 합니다. 정규직 전환해 줄 테니까 주말에 따로 볼까, 이번 배역 따고 싶지? 라며 은밀한 만남이나 스킨십을 요구합니다. 정말 비겁한 상사입니다. 이런 행태는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입니다. 이는 단순 추행을 넘어 미투(Me Too) 운동의 핵심 고발 대상이 되며, 사회적으로 즉시 매장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드라마가 만든 로맨틱한 상사의 허상
미디어는 사내 연애를 아름답게 포장하지만 현실의 권력관계는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드라마에서 젊은 CEO가 실수한 여비서의 손을 꽉 잡으며 그윽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죠. "앞으론 내 옆에만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상사가 손을 꽉 잡으면 부하 직원은 이거 성추행 아닌가? 뿌리치면 문제가 생길까 하는 공포와 생존 본능이 먼저 발생하지 않을까요? 사전에 썸도 없이 이러는 것은 로맨스가 아니라 분명한 갑질이고 성추행입니다.

드라마입니다. 본부장이 늦은 밤 사무실에서 야근하는 직원의 어깨를 뒤에서 감싸며 힘들지 않아요? 라고 위로합니다. 달콤한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상사는 놀라서 쳐다보는 직원의 눈을 은근하게 바라봅니다. 직원인 여성이 평소에 본부장을 흠모하였고, 현재 사귀는 사람이 없다면 마음이 혹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평소에 썸이 없었던 본부장의 이런 행동에 상대는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황당함을 넘어 공포스럽지 않을까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은밀하게 보는 눈이 있습니다. CCTV는 이 장면을 놓치지 않습니다. 본부장은 꼼짝달싹 못 할 성추행범이 됩니다.

왜 피해자는 침묵할까요
가해자들인 상사는 경찰 조사에서 억울해합니다. 그때는 가만히 있더니 왜 이제 와서 신고합니까? 돈 노린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그때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당신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생계의 위협과 조직 내 고립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유별난 애라거나 꽃뱀으로 몰릴 수도 있었습니다. 동일 업종의 평판도 두렵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약점을 담보로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합니다.

결론적으로 드리는 말씀
내 딸 같아서 그랬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가장 통하지 않는 말입니다. 진짜 당신의 딸이 직장 상사에게 허벅지가 만져지고, 볼을 꼬집히고, 러브샷을 강요당한다면 당신은 가족 같아서 그랬구나 하고 웃어넘기시겠습니까?
잘 아시겠지만, 직급과 권력은 일을 하라고 주어진 것이지, 타인의 몸을 만질 권리를 준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당신의 농담에 웃어주고, 당신의 터치를 참아내는 것은 당신을 존경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가진 계급장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다음 성추행 범죄 제 4부는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가장 잔혹할 수 있는 범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부부와 연인 간 폭력을 다룹니다. 그렇습니다. 부부 또는 연인 간에 발생하는 강제추행입니다. 데이트 폭력이죠. 많은 독자님들의 방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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