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 중소도시에 사는 50대 후반의 평범한 남자입니다. 아내와 함께 그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제 나이에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게 될 줄은, 그것도 성추행범으로 고소당했다는 연락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손이 떨리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만,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한 마음에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 이렇게 블로그에 글이라도 적어봅니다. 저에게는 가끔 과일을 사러 들르는 시장의 단골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제 또래쯤 되어 보이는 여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성격이 참 서글서글하고 좋으십니다. 제가 가면 늘 "아이고, 오셨어요!" 하고 살갑게 맞아주시곤 했죠. 저도 그게 고마워서 일부러 그 가게만 찾아갔습니다.

저는 그저 친근감의 표시였습니다. 정말입니다. 다른 뜻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과일을 사고 잔돈을 거슬러 받거나 할 때, 저는 그저 "사장님, 고생 많으시네요" 하는 마음으로 사장님의 손등을 한 번씩 쓰다듬어 주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사장님은 "아유, 아저씨!" 혹은 "왜 이러세요!" 하시면서 손을 뺐지요. 솔직히 저는... 그 반응이 재미있기도 하고, 그냥 부끄러워서 그러는 줄만 알았습니다. 시골 장터에서 오가는, 일종의 정겨운 장난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게에 갈 때마다 거의 버릇처럼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문제였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과일을 고르고 계산을 하려는데 제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반가운 마음에, 악수를 청하는 척하며 제 손가락으로 사장님 손바닥을 슬쩍 긁었습니다. 정말... 그냥 짓궂은 장난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정말 화들짝 놀라시더군요.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요. 손을 홱 빼시더니, 저를 쳐다보지도 않고 "과일 여기 뒀어요" 한마디만 하고는 가게 안쪽으로 쑥 들어가 버리셨습니다. 순간 민망하고 멋쩍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도 그게 그렇게 심각한 일인 줄 몰랐습니다. '아이고, 사장님이 오늘따라 유난히 부끄러움을 타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냥 헛웃음을 한 번 짓고는 "허허, 잘 먹을게요"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경찰서였습니다. 제가...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겁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황당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됩니다. 제가... 제가 성추행범이라니요. 그게... 그게 어떻게 성추행이 되는 겁니까? 저는 그냥 단골손님으로서, 또 나이 지긋한 어른으로서 반갑다는, 친하다는 그런 표시를 한 것뿐입니다. 제 아내도 뻔히 아는 사람이고, 대낮에 시장 한복판에서 제가 무슨 흑심을 품었겠습니까. 손등 한두 번 쓰다듬고, 손바닥 한 번 장난친 게... 경찰서에 불려가고 고소까지 당할 일입니까? 그동안 '왜 이래!' 하고 손을 빼던 것도... 그게 정말 싫다는 뜻이었을까요? 저는 그저... 수줍고 부끄러워서 그러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정말 억울하고 황당한 마음에 며칠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 이 답답한 심정을 이야기할 데도 없어, 이렇게 두서없이 글이라도 적어봅니다.
제가 정말...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입니까?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저는 정말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 이런 억울함이나 황당함과는 상관없이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제 해명을 몇 번이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저 '피해자가 그렇게 느꼈다'는 말만 되풀이될 뿐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검찰에 송치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장난이었습니다, 친근감의 표시였습니다." 하고 수없이 말했지만, 제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평생 법 없이 살아온 제가... 피고인이라는 이름으로 재판이라는 것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재판은 결국 저의 패소로 끝났습니다. 벌금형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리고 수강명령이라는 것도 함께 병과되었습니다. 판사님은 제가 인식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도 그 말을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억울한 마음을 안고 그 수강 교육이라는 것을 받으러 갔습니다. 강의실에는 저 같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더군요. 큰 강당이 가득 찼습니다. 다들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받으면서, 저는 정말이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강사님이 설명하는 성추행의 기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의 범위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나는 친근감의 표시였는데', '나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이런 변명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상대방이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거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난 50이 넘도록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헛살았던 겁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그 과일가게 사장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호감의 표시라고, 반가워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스스럼없이 했던 행동들이 떠올랐습니다. 동창생들 만날 때, 반갑다고 어깨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던 일, 친구 부인에게 "아이고, 여전히 고우시네" 하면서 손등을 쓰다듬었던 일, 사회에서 만나 몇 번 안면이 있는 여성분들에게도 분위기를 띄운답시고, 친해진답시고 했던 말들과 행동들... 저는 그게 다 인정 많은 아저씨의 친근함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도, 그 과일가게 사장님처럼... 속으로는 '왜 이러세요!' 하고 소리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호감이라고 생각하며 했던 그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불쾌하고 무서운 기억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찔합니다.
저는 성추행범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되었지만, 어쩌면... 50 평생을 잠재적인 성추행범으로 살아왔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은... 절대 저처럼 어리석게 나는 아니겠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친근함과 무례함은 정말이지... 종이 한 장 차이더군요. 아니, 제가 했던 행동은 무례함을 넘어선 폭력이었습니다. 참...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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