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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만들기/마음과 관계 속의 행복

자동적 사고와 행복

by 행복 리부트 2025. 10. 20.

“제 앞사람이 제가 사려는 빵을 다 사 갔네. (기다려야 하지만) 너무 럭키하게 제가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야?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이야.”  지난해 9월, 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이 스페인 유명 빵집에서 웨이팅 중에 한 말이다. 이런 상황일 때 사람들이 장원영처럼 반응하지는 않는다.

  ‘원영적 사고’와 ‘럭키 비키’는 뜨거운 유행어가 되었다. 비키(Vicky)는 장원영의 영어 이름이다. ‘원영적 사고’는 장원영식 긍정 마인드를 의미한다. 장원영의 말투를 따른 밈(meme, 인터넷 문화 모방자)이 퍼지고, 각종 밈은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tvN ‘유퀴즈’에 출연한 장원영은 원영적 사고와 럭키 비키가 “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는데, 이렇게 큰 유행이 될 줄은 몰다”고 말했다.
금요일 밤 12시가 조금 지났다. 남편은 아직 퇴근 전이다. 남편은 전화도 하지 않고, 부인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부인은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는 순간부터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불안감도 높아졌다. 가슴은 솜방망이치고, 열이 오르고, 오만가지가 생각났다. 부인은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사실, 비슷한 상황에도 분노하거나 불안을 느끼지 않는 부인들도 많다. 모든 사람이 사례 속의 부인처럼 반응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처럼 분노하는 부인과 평온한 부인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최근에 가장 쓰임이 많은 심리치료 기법이 ‘인지행동치료’ 이다. ‘인지모델’은 인지행동치료의 핵심으로 기본공식과도 같다. 인지치료의 개발자 아론 백(Aaron Beck)은 ‘인지모델’에서, ‘사건’ 자체가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과 부적절한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자동적 사고’라고 하였다. 
   
이미 소개한 부부 사례에 인지모델을 적용해 보자. 인지모델은 사건, 자동적 사고, 반응으로 구성된다. 부부 사례에서 ‘사건’은 ‘남편이 밤 12시에도 귀가하지 않고, 늦는다는 사실을 부인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부인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인이 보인 ‘반응’은 감정, 행동, 생리적 변화로 구분할 수 있다. ‘감정’ 반응은 ‘감당하지 못할 분노와 불안이 높아’졌다는 것, ‘행동’ 반응은 ‘밤을 지새웠다는 것, ‘생리적인 변화’ 반응은 ‘가슴이 솜방망이치고, 열까지 오른’ 것이다.
부인의 폭발적인 분노와 불안은 남편의 행동(사건) 때문일까? ‘인지모델’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사실 부인이 보인 격한 반응은 남편(사건) 때문이 아니고, 당시에 갑자기, 나도 모르게, 떠 오른 부인의 ‘생각(자동적 사고)’ 때문이다. 자동으로 나타난 생각은 ‘남편이 나를 무시한다는 것, 다른 여성과 함께 있을 것’이란 생각일 수도 있다. 부인은 무시당한 기분에 엄청난 분노를, 다른 여성과 함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높은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오늘 밤 부인의 마음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부인의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반응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행복할 수가 없다. 

 

▶ 인지왜곡, 스키마. 우리 마음은 때때로 알 수 없는 그림자에 휩싸인다. 이 그림자들은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에 은밀하게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기도 한다. 그 중심에는 자동적 사고, 인지왜곡, 그리고 스키마라는 심리학적 개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마치 마음의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서로 연결되어 우리의 내면을 지배한다.

1. 찰나의 생각, 자동적 사고. 자동적 사고는 말 그대로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의미한다. (Beck, 1967)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친구가 나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때, “날 싫어해서 모른 척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순식간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자동적 사고의 좋은 예다. 이 생각들은 대개 빠르고, 의식적인 노력 없이 나타나며,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이 생각들이 어디서 오는지, 왜 나타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마치 뇌가 어떤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처리하여 내놓는 결과물과 같다. 자동적 사고는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칭찬을 들었을 때 “나는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자동적 사고다. 하지만 임상적 맥락에서는 주로 부정적이고 역기능적인 자동적 사고에 주목한다. 이러한 사고들은 우울, 불안, 분노와 같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고 증폭시키는 주범이 된다. 이 생각들은 마치 우리의 머리 위를 맴도는 먹구름처럼 세상의 밝은 빛을 가려버린다.

 

2. 세상을 비틀어 보는 렌즈, 인지왜곡. 사고가 문제가 되는 지점은 바로 인지왜곡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지왜곡은 자동적 사고가 현실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특정 방향으로 비틀려 해석하는 오류를 일컫는다(Burns, 1980). 예를 들어,  “나를 싫어해서 모른 척하는 건가?”라는 자동적 사고는 친구가 나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나를 싫어한다’는 부정적인 결론으로 비약하는 성급한 일반화 또는 흑백논리의 인지왜곡을 포함할 수 있다.
인지왜곡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사소한 실수를 재앙처럼 여기는 파국화, 모든 일을 나와 연결 짓는 개인화, 한두 가지 부정적인 정보에 초점을 맞춰 전체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정신적 여과, 극단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흑백논리, 명확한 증거 없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임의적 추론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인지왜곡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흐리고 왜곡시킨다. 마치 흠집 나고 오염된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이 안경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고통과 오해를 낳는다.

3. 스키마 (인지도식).그렇다면 자동적 사고와 인지왜곡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근원에는 바로 스키마(Schema), 즉 인지 도식이라는 개념이 있다. (Young, 1990) 스키마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사용하는 기본적인 마음의 틀 또는 설계도 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을 통해 형성되며, 우리가 접하는 새로운 정보들을 이 틀에 맞춰 해석하고 조직화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들으며 자란 아이는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스키마를 형성할 수 있다. 이 스키마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작동하여, 타인의 작은 비판에도 쉽게 상처받고, 자신을 비난하는 자동적 사고를 자주 하게 만든다. 새로운 관계에서 상대방의 행동을 역시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야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인지왜곡을 일으키기도 한다. 스키마는 마치 우리가 정보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파일 시스템과 같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이 정보가 어떤 스키마에 해당하는지 빠르게 판단하고 그에 맞춰 해석한다. 이 과정은 매우 효율적이지만, 만약 스키마 자체가 왜곡되어 있다면, 모든 정보가 왜곡된 방식으로 처리될 위험이 있다. 스키마는 우리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존에 필요한 정보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역기능적인 스키마는 우리의 삶을 억압하고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마치 낡고 비효율적인 설계도를 계속 사용하는 건축가처럼, 삶의 기반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4. 그림자를 걷어내는 작업.자동적 사고, 인지왜곡, 그리고 스키마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으며 우리의 내면을 형성한다. 자동적 사고는 스키마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고, 이러한 사고들이 인지왜곡을 통해 현실을 비틀어 해석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다시 스키마를 강화하거나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마음속 그림자들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자동적 사고를 인지하고, 그것이 어떤 인지왜곡을 포함하고 있는지 성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역기능적인 스키마를 탐색하고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마는 인지 행동 치료(CBT)와 같은 심리 치료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부분이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불필요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정은 바로 이러한 내면의 그림자들을 직면하고 변화시키는 데서 시작된다.

 

모든 부인이 이와 같은 사건에 부정적인 생각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많은 부인은 ‘남편이 요즘 일이 많구나,’ ‘고생을 많이 하네,’ ‘모임이 있나,’ ‘저녁은 먹었겠지’ 등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의 부인들은 격한 분노 대신, 남편이 걱정되고, 때로는 애처로운 감정도 들것이다. ‘원영적 사고’를 가진 부인은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지도 모른다. 행복한 꿈을 꾸면서···.

사람의 분노는 대개 무시당하고, 부당하다는 생각 때문에 일어난다. 이런 생각과 반응은 자동적이며, 사건과 상황을 마주하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그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떠 오르는 ‘자동적 사고’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동적 사고’는 갑자기, 부지불식간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대부분 빠르게 떠오르고 사라지기 때문에 인지하기 어렵지만,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동적 사고’를 만드는 열쇠는 ‘스키마(schema, 심리 도식)’에 있다.


‘스키마’는 자동적 사고의 기초가 되는 정보 처리의 기본적인 틀 또는 규칙이다. 스키마는 타고난 기질과 성장 과정에서의 경험들로 만들어진 삶의 덩어리이다. ‘부정응적인 스키마’는 영유아기에 해결되지 않은, 상처 입은 기억으로 만들어진 나와 세상과 미래를 바라보는 틀이다. 내가 힘들다면, 부정적으로 떠 오르는 ‘자동적인 사고’를 바꾸어 본다. 인간관계 중에 부정적 생각과 감정이 갑자기 생기면 ‘자동적 사고’의 발동은 아닌지 돌아보자. 그리고 적응적 생각으로 바꾸어 보자.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도 효과가 없다면 스키마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에 형성된 부적응적인 스키마를 변화시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한다. 행복은 자신의 노력과 변화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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