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장 주인이 동일 인원인 두 팀의 고객에게 카드를 나누어 준다. A팀의 카드는 빈칸이 8개이다. 모두 도장을 받으면 1회를 무료로 세차할 수 있다. B팀의 카드는 빈칸이 10개이다. 하지만 이미 두 칸에는 도장이 찍혀 있다. A팀 처럼 8개의 도장을 받아야 1회의 무료 세차가 가능하다. 어느 팀이 세차를 더 많이 하였을까? 이 내용은 스탠포드대 경영학과 칩 히스(Chip Heath) 교수, 댄 히스(Dan Heath)의 공저 ‘스위치(Switch)’에 소개된 실험사례이다. 무료 세차권을 얻은 고객은 A팀이 19퍼센트, B팀은 34퍼센트였다. 8개의 빈칸을 모두 채우는속도도 B팀이 더 빨랐다. 참가자들이 밝힌 실험 후의 소감이다. A팀은 처음부터 시작하는기분이었고, B팀은 이미 20퍼센트가 달성되었다는 기분을 느꼈다는 것이다. B팀이 느꼈던 이러한 기분은 ‘긍정적 착각(positive illusion)’이다.
▶참고, 긍정적 착각과 업무 성과, 성취, 행복의 관계
'긍정적 착각(Positive Illusions)'은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래를 비현실적으로 낙관하며, 자신의 통제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과거 심리학에서는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정신 건강의 핵심이라 보았지만, 현대 연구들은 긍정적 착각이 개인의 삶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분야의 권위자인 UCLA의 심리학자 셸리 테일러(Shelley Taylor)와 조너선 브라운(Jonathon D. Brown)의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착각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들의 연구는 긍정적 착각이 행복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자신을 유능하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는 경향은 주관적 안녕감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우울감은 낮아지고 행복감은 높아지는 것이다.
긍정적 착각은 성취 및 업무 성과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 믿음은 높은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을 때,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더 오래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끈기와 지속적인 노력은 결국 높은 학업 성취나 뛰어난 업무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긍정적 착각은 실패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제공하여 장기적인 성공에 기여한다.
물론, 긍정적 착각이 지나쳐 현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수준에 이르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현실의 부정적 피드백을 수용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긍정적 믿음을 유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결론적으로, 적절한 수준의 긍정적 착각은 행복감을 증진하고,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개인의 성취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심리적 자원으로 기능한다.
독자 여러분, 긍정적 착각도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긍정적 착각은 동기와 성취율도 높인다. 착각(illusion)은 실제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긍정적 착각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자신과 미래에 대해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현상이 바로 긍정적 착각이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는 근거가 없다. 그냥 그렇게 믿는 것이다.

EBS는 2008년에 <인간의 두 얼굴>을 방송하였다. 프로그램이 성공하자 2009년에는 <인간의 두 얼굴 시즌2>를 방영하였다. <인간의 두 얼굴 시즌2>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의 원인을 인간의 내면에서 찾는 31개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국내의 이름있는 심리학 교수들이 대거 참여한 수준 높은 실험으로 상당히 흥미롭고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다음은 당시의 실험을 기반으로 긍정적 착각이 주는 행복과 성취의 힘을 알아본다.
먼저, 치과 버튼 누르기 실험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리모콘을 준다. 환자가 리모콘 버튼을 누르면 환자 옆에 붙어있는 장치가 불을 반짝이면서 5초간 소리가 울린다.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중 고통을 느낄 때, 이 버튼을 누르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일러 준다. 물론 모두가 가짜다. 통증을 줄여주는 버튼은 없다.

환자는 치료가 시작되자마자 연신 버튼을 누른다. 환자 옆의 기계에서 불이 번쩍이고 소리가 울린다. 이때 의사가 리모콘을 가져가려 한다. 대부분 환자는 가져가지 말도록 항의도 하고 애원도 한다. 의사는 매정하게 리모콘을 가져간다. 그리고 의사는 치료를 계속한다. 그실험이 끝난 후, 의사는 환자들에게 두 가지 상황에서 통증의 차이를 확인한다. 놀랍게도 환자가 버튼을 가지고 있었을 때가 버튼이 없었을 때보다 통증 지수가 40퍼센트나 낮았다. 버튼을 누르면 고통이 줄어든다는 생각은 환자의 당연한 긍정적 착각이다. 환자들은 버튼을 쥐고 있었을 때 불안이 줄어들고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긍정적 착각이 주는 심리적 효과이다. 버튼은 긍정적 착각과도 같은 것이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버튼이 하나 이상은 있다.

이번 실험은 어린이들의 종이상자 쌓기이다. 초등학생 4학년 150명을 대상으로 긍정적 착각도 설문조사를 하여 착각도가 가장 높은 학생과 평균 수준의 학생 각 5명을 선발한다. 실험은 각 팀이 2명씩 발을 묶고, 종이상자를 20분 안에 10층까지 쌓는 것이다. 긍정적 착각도가 높은 학생팀은 약속이나 한 듯 정확하고 신속하게 움직인다. 난관에 부딪혀도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발이 묶여 불편해도 먼저 움직인 친구에게 발을 맞추며 따라 간다. 주어진 시간을 2분 남겨두고, 탈을 쓴 출연자가 쌓아 놓은 상자들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긍정적인 아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마지막 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결과에 만족하며 함께 참여하여 수고한 서로를 위로하고 칭찬한다.
긍정적 착각도가 보통 수준인 학생팀은 시간이 흘러가도 장난치며 즐긴다. 규칙인 발 묶기도 풀고,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상자 쌓기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종료 2분 전에 탈을 쓴 출연자가 상자를 무너뜨리자 탑 쌓기를 포기해 버린다.
실험 후에 긍정적 착각도가 높은 학생들의 대답이 놀라웠다. 쌓아 놓은 탑이 무너졌을 때 실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다시 쌓으면 되잖아요.” 긍정적 착각이 높은 아이들의 모습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와 협조, 할 수 있다는 믿음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UCLA대 셸리 테일러(Shelley Taylor) 심리학교수는 “긍정적 착각이 동기를 부여하고 장기적인 성공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엄마와 7세 아이의 공 받기 실험이다. 눈을 가린 아이는 공을 던지고, 엄마는 바구니로 공을 받는다. 실험은 부모와 아이가 나눈 대화와 공을 받은 숫자의 관계성을 밝히는 것이다. 실험 결과, 아니, 안돼 등 부정 언어를 사용한 팀은 평균 7개를, 옳지, 잘한다, 괜찮아 등 긍정언어를 사용한 팀은 평균 12개를 성공시켰다. 어머니의 긍정 언어는 어린 자녀에게 잘하고자하는 동기와 욕구를 자극한다. 어머니의 긍정적인 말이 아이의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착각을하게 한다.
긍정적 착각은 자기 고양 편향, 과장된 통제감, 비현실적 낙관성을 가진다. 긍정적 착각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고, 주변 상황을 통제할 힘과 능력이 있다고 믿으며, 자신의 미래는 낙관적이고 하는 일도 잘 풀릴 것이라는 경향성을 보인다. 당연히 행복도도 높다. 하지만, 긍정적 착각이 현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하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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