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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만들기/마음과 관계 속의 행복

상상과 실제, 그리고 뇌

by 행복 리부트 2025. 10. 19.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행복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을 밝힌 연구이다. 캘리포니아대(UC) 리버사이드캠퍼스 소냐 류보머스키(Sonja Ly ubomirsky) 교수와 두 명의 박사가 함께 연구하였다. 세 가지 요인은 유전(50%), 환경(10 %), 인간의 의지(40%)를 말한다.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50퍼센트를 유전이, 그리고 환경이 10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행복의 반(半)이 유전에 따라 결정된다면, 행복하기 위한 학습과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유전이 행복을 결정하는데 말이다. 행복에 대한 흥미를 조금은 가졌다가도 포기할 만도 한다. 하지만 아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행복 솔루션이 달라질 것은 없다. 

미네소타대학의 데이비드 리켄(David Lykken)과 오크 텔리건(Auke Tellegen)은 개인 간 행복의 차이가 유전적 특성에 의한 것임을 1966년도에 이미 밝혀냈다. 학자들은 이후에 많은 연구에서, 행복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2022년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명우재 교수팀이 한국인도 행복과 관련 있는 3개의 유전자가 있음을 발견했다. 행복 유전자가 별도로 존재하지만, 유전적 요인은 주로 성격과 관계가 있다. 성격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성격은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격은 개인의 행복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성격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셀 수도 없이 많다. 

 

▶성격! 행복의 열쇠

성격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셀 수 없이 많다. 심리학계에서는 성격이 행복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이 없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는 특정 성격 특성이 높은 삶의 만족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혀왔다. 전통적으로 성격과 행복 연구는 '성격 5요인 모델(The Big Five Personality Traits)'에 기반을 둔다. 이 모델은 성격을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우호성, 개방성의 다섯 가지 차원으로 설명한다. 수많은 연구가 이 다섯 가지 성격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광범위한 메타 분석 연구들은 일관되게 행복과 가장 밀접한 두 가지 요인으로 외향성과 신경성을 꼽는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사교적이고 긍정적 감정을 자주 느껴 행복감이 높다. 반면,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부정적 감정에 취약해 불행감을 느끼기 쉽다. 이는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요인들 또한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해 성취감을 느끼기 쉽고, 이것이 삶의 만족도로 이어진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사회적 지지를 얻기 쉬워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행복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다소 낮지만,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긍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단순히 어떤 성격이 행복한지를 넘어, 구체적으로 어떤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에 주목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교수가 제시한 '그릿(Grit)' 개념이 대표적이다. 그릿은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끈기와 열정을 의미한다. 그녀의 연구  <그릿: 열정과 끈기의 힘 (2016)>에 따르면, 성실성과 유사한 이 특성은 역경을 극복하고 성취를 이끌어내 장기적인 행복감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텍사스 대학교의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 교수가 주창한 '자기 자비(Self-Compassion)' 개념도 중요하다. 그의 연구 <자기 자비: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검증된 힘(2011)>은 실패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를 비난하기보다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자기 자비가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복력이 빠르고, 불안이나 우울 수준이 낮다. 이는 신경성의 부정적 영향을 줄여주는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캐럴 드웩(Carol Dweck) 교수가 제시한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역시 행복 연구의 중요한 흐름이다. 그녀의 책 <마인드셋(2006)>에 따르면, 자신의 능력과 지능이 노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도전을 즐기고 실패를 성장의 과정으로 여긴다. 이러한 태도는 학습과 성취를 통해 지속적인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결론적으로, 성격은 분명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향성처럼 타고난 기질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성격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다. 그릿, 자기 자비, 성장 마인드셋처럼 후천적인 노력으로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태도와 기술이 행복을 만들어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행복은 주어진 성격 안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가꾸어 나가는 과정의 산물이다.


행복 연구에 활용한 대부분의 성격 진단 도구는 로버트 맥크레이(Robert McCrae)와 폴 코스타주니어(Paul Costa Jr)가 개발한 빅파이브(Bi g5) 성격 모형이다. 빅파이브 모형은 성격을 신경성(또는 정서 안정성), 외향성, 개방성(탐구성), 우호성(사회적 조화), 성실성 등 5개의 성향으로 구분한다. 이 중에서 행복이 가장 높은 유형은 외향성이고, 가장 낮은 유형은 신경성이다. 성격과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 긍정적 성향은 부정적이거나 비판적 성향보다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적 요소’는 소득, 학력, 집안 등을 말한다. 좋은 집안과 많은 소득, 높은 학력, 멋있는 자동차와 넓고 호화로운 집도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10퍼센트 정도이다. 인간의 적응력은 행복의 지속성을 저해한다. 행복에 대한 환경의 영향력이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한 것은 바로 ‘적응’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흔히 불행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린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하다. 학자들의 연구는 불행의 이유가 좋은 부모를 못 만나서, 많이 배우지 못해서, 훌륭한 배우자를 못 만난 탓 보다는 자신의 성격과 스스로 행복 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한 탓임을 말해 준다. 

행복을 위해서 유전적인 성향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으며, 지난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결국 행복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주어진 하나의 기회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있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회 회장이며 긍정심리학 창시자인 펜실베니아대학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는 “결국 인간의 삶은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내·외부적인 환경만을 탓하며,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도움 되지 않는다. 행복은 유전자의 영향도 있지만, 자신의 노력만으로 충분히 가질 수 있다.” 그에 따르면 행복은 바이올린 연주나 자전거 타기의 기술처럼 꾸준히 연습하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할 수 있는 세 가지 요소 중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요인, ‘행복을 위한 의지와 활동’은 ‘긍정적인 생각’에서 출발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여러분, 행복하길 원하신다면 먼저 긍정적인 생각부터 하시길 바란다. 긍정적인 생각은 행복의 기반이다. 이런 주장에 많은 전문가와 독자들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연세대 서은국 교수는 “세상의 많은 책이 행복해지기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하는 데 공허한 말장난”이라면서 인간의 ‘뇌’를 그 이유로 든다. 인간의 뇌는 ‘경험’이란 외부의 자극에서만 마법과 같은 놀라운 쇼를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서은국 교수의 이러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인간의 뇌는 ‘긍정적인 생각’과 같은 상상에도 ‘놀라운 쇼’를 펼친다. 뇌는 ‘상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는 사람이 하는 구체적인 상상을 실제의 경험으로 인식한다. 레몬 생각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이는 경험은 상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뇌의 메카니즘(Mechanism)에 있다. 뱀 등 싫어하는 동물과 곤충을 떠 올리기만 해도 느껴지는 소름 돋음, 수면 중 가위눌림, 무대에 오르는 상상의 긴장감, 연인을 만나기 전에 느끼는 설레임, 상상임신 등은 뇌가 상상을 실제로 인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버드대학 신경과학자인 스티븐 코슬린(Ste phen Kosslyn) 교수는 뇌가 상상과 실제를 구분할 수 없음을 실증적인 연구로 밝혀냈다. 서울대 뇌인지과학자 이인아 교수도 최근(2024.7.10)에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tvN <유퀴즈>에 나와 뇌는 상상과 실제를 구분할 수 없음을 설명하였다.

독자들도 잘 아시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가 상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뇌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가 의사가 주는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믿고 복용하면, 가짜 약인데도 병세가 호전된다는 효과이다. 긍정적인 믿음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약(僞藥) 효과, 즉 가짜 약 효과라고도 한다.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가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이다. 환자가 약효에 대해 의심하면, 의사가 주는 진짜 약을 먹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모두 상상의 힘이 대단함을 확인한 연구들이다. 
오랫동안 ‘믿음의 현상’으로 알려진 플라시보 효과가 실제로 뇌에서 작용하는 ‘생리적 현상’임이 밝혀졌다. 플라시보 효과의 과학적인 증명이다. 2007년도, 당시 미시간 의과대학 욘 카르 주비에타(Jon-Kar Zubieta) 교수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를 통해, 플라시보 물질에도 뇌가 진짜 약과 같은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2016년,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마르완 발리키(Marwan Baliki) 박사와 바니아 아프카리안(Vania Apkarian) 교수가 퇴행성 무릎관절염 만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플라시보 효과가 역시 생리적인 현상임을 확인하였다. 즉 뇌가 상상에도 실제인 것처럼 반응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플라시보 효과가 단순한 심리적 반응에 불과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수정시켜 주었다. 인간의 뇌가 상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함을 과학적인 연구로 확인한 것이다.

뇌에는 수십 종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신경전달물질은 뇌의 신경세포(Neuron)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분비하는 화학 물질이다. 연구자들은 가짜 약(플라시보)을 먹어도 신체의 통증을 감소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endorphin)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실증하였다. 상상만으로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이유가 바로 신경전달물질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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