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만들기/마음과 관계 속의 행복

[심리학 여행 제4편] 에빙하우스 심리학에 담긴 행복론 : 망각의 축복

by 행복 리부트 2026. 6. 1.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 1850~1909) 인 저의 심리학은 주로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 잘하는 법으로 널리 쓰입니다. 망각을 이기기 위해 복습을 하라고 가르치죠. 대체 기억과 행복도 상관이 있을까요?

물론 상관이 있습니다. 저의 이론을 가만히 뒤집어 보십시오. 그 안에는 현대인들의 삶을 위로하는 아주 역설적이고 깊은 행복론이 숨어 있습니다. 기억의 역설적인 행복론이 무엇일까요?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당신에게 

여러분은 혹시 오늘 아침에도 사이트 비밀번호를 까먹진 않았나요? 방금 들은 직장 동료의 이름을 잊어버려 자책했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내 기억이 왜 이렇지 하며 자신의 기억력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망각 곡선을 발견한 제가 단언하건대, 망각은 결코 뇌의 오류나 고장이 아닙니다. 망각은 진화가 인간에게 선물한 가장 위대한 축복입니다. 틀림없습니다. 인간의 망각은 선물입니다.

기억의 감옥에 갇힌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십시오. 만약 제 망각 곡선이 틀렸고, 인간이 잊어버리지 않는 완벽한 기억력을 가졌다면 어떻게 될까요? 5년 전, 많은 사람 앞에서 말 실수하여 얼굴이 붉어졌던 끔찍한 흑역사가 오늘 아침의 일처럼 생생할 것입니다.

 

믿었던 연인에게 배신당해 가슴이 찢어지던 그 날의 고통이 날마다 선명하게 당신을 힘들게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던 장례식장의 장면과 오열이 영원히 당신의 뇌를 맴돌 것입니다. 우리는 아마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 미쳐버릴지도 모릅니다.

상처를 무뎌지게 하는 망각 곡선의 마법

제 실험실의 데이터는 영어 단어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상처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당신을 죽일 것 처럼 괴롭혔던 슬픔과 분노도 망각 곡선을 따라 흘러갑니다. 하루가 지나면 고통의 절반이 깎여나가고, 한 달이 지나면 70% 이상의 감정적 찌꺼기가 사라집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문학적 수사가 아닙니다. 망각은 우리의 뇌가 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쁜 기억들을 지우는 생리적 방어 기제입니다. 당신이 오늘 밤 두 다리를 뻗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의 뇌가 망각이라는 이름의 청소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약법으로 긍정의 기억을 되살려라

반면에 좋은 기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이가 들며 찬란했던 청춘의 즐거움도 다 잊힌 것 같아 서글프신가요? 제 이론인 절약법(Savings Method)을 떠올리십시오. 뇌는 흔적마저 지우지는 않습니다. 잊힌 듯했던 행복도 작은 단서만 있으면 순식간에 되살아납니다.

 

우울할 때면 오래된 사진첩을 펼치십시오. 20대 시절 즐겨 듣던 가요를 들어 보십시오. 뇌의 깊은 곳에 숨어 있던 행복과 환희의 감각들이 그 작은 자극(복습) 하나에 몽글 몽글 피어오를 것입니다.

 

망각 곡선은 우리의 상처를 덮어주고 절약법은 우리의 행복을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런 능력은 정말 정교하고 아름다운 뇌의 설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행복도 벼락치기가 되지 않는다

저의 분산 학습 효과를 인생에 적용해 보십시오. 우리는 흔히 행복을 벼락치기 하려 듭니다. 1년 내내 미친 듯이 일하며 스트레스를 받다가 여름 휴가 일주일에 많은 열정을 쏟아부으며 행복을 만끽하려 합니다.

 

하지만 벼락치기로 외운 지식이 며칠 만에 사라지듯, 벼락치기로 얻은 행복감도 금세 증발해 버립니다. 진짜 단단한 행복은 하루에 10분 정도로 투자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진짜 단단한 행복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 짧은 산책의 싱그러움, 연인과의 눈맞춤처럼 매일 꾸준히 반복하는 분산 학습에서 옵니다. 소소한 기쁨을 매일 복습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