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만들기/철학자와 행복

카뮈가 전하는 행복 메시지 : 기꺼이 땀 흘리며 서로를 껴안아라

by 행복 리부트 2026. 4. 12.

안녕? 나는 지중해의 눈부신 태양과 파도 소리를 사랑했고, 인간을 짓누르는 모든 무의미한 폭력에 맨몸으로 부딪혔던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 1960)다. 나는 너희들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너희가 사는 21세기는 내가 살던 시대처럼 무자비한 나치도 없고, 쥐들이 피를 토하며 죽어 나가지도 않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왜 생기가 없고 절망하고 있는가?

 

너희는 혹시 타인의 시선과 비교, 과거의 상처라는 보이지도 않는 흑사병에 감염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오늘 나는 가난과 폐병의 고통 속에서도 내 삶을 긍정했던 절절하고 뜨거운 진심을 너희에게 전하려 한다.

너의 불행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너희는 살면서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치거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을 때, 하늘을 향해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 도대체 제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내가 과거의 실수 때문에 이런 벌을 주시는 겁니까? 라며 밤새워 한탄을 하기도 하지.

내가 확실히 말할께. 그런 바보 같은 자책은 당장 멈춰라. 세상은 너희의 도덕이나 슬픔 따위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세상은 너의 기대와는 다르게 네가 착한 일을 해도 벌을 주기도 하고, 네가 나쁜 짓을 해도 상을 받기도 한다. 나는 이러한 세상을 부조리(Absurd) 라고 불렀다.

따라서 너희가 겪은 끔찍한 상처와 불행은 네가 죄를 지어서 받는 벌이 아니다. 그저 세상이 원래부터 맹목적이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부조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네가 어린 핏덩이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켰지만 자식은 너의 노력에 보상하지 않는다. 너는 보상하지 않는 자식을 원망한 적도 없지 않는가?

그저 묵묵하고 성실하게 반항하라

그렇다면 이렇게 무의미하고 제멋대로인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고? 너희는 종종 대단한 성공을 거두거나 완벽하게 상처를 극복하고 나타나야만 진정한 승리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니지? 타인의 시선을 쓸어 담는 멋있는 삶을 살고 싶어 무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

내가 소설 <페스트>의 의사 리외를 통해 말했듯이 세상과 자신을 구원하는 유일한 무기는 지독하리만치 평범한 성실성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만큼 우울감이 너를 짓누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라. 그 일이 내가 해야할 일이라면 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묵묵히 하거라.

혹시 타인의 조롱 섞인 시선이 너를 향할 때도 시선에 굴복해 방구석에 숨는 대신 묵묵히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세상이 설사 너에게 쓸모없는 놈이라고 끊임없이 시시포스 식의 경멸적인 모멸감을 주더라도 너는 무너지지 마라.

 

시시포스는 평생을 의미도 없는 반복적인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하면서 신이 준 부조리한 모멸적인 벌을 이겨 냈다. 그런 행위가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 가는 지혜이며 태도이다.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반항이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리더라도 시시포스 처럼 바위를 밀면서 산꼭대기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올라가라.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모멸적인 비난에도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다.

 

너를 절망시키는 세상의 맹목적인 폭력 앞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신들을 미치게 만드는, 인간의 가장 거룩하고 눈부신 반항이다.

위선적인 감정의 대본을 찢고 진실하게 살아라"

내 소설 <이방인>의 뫼르소가 왜 사형을 당했는지 잊지 마라. 세상은 늘 너희에게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해, 잘못했으면 고개를 푹 숙이고 죄인처럼 살아라는 위선적인 연기를 강요한다. 그런 헛소리에 휘둘리지 마라.

 

남들이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고 해서 네가 괴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사회의 틀 속에서 너의 상처와 태도를 해명하려 들지 마라. 세상이 설사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취급할지라도 오직 너는 자신의 감정과 진실에 충실해라.

너의 슬픔, 너의 기쁨, 너의 사랑, 너의 일은 남들의 승인을 받아야 할 것들이 아니다. 너는 너로서 완벽한 존엄을 가진 인간이다. 누가 감히 너의 미련함과 성실함과 노력을 평가한다는 것인가?

이웃과 손을 잡고 눈부신 오늘을 기꺼이 사랑해라

나는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세상이 부조리하고 너의 상처가 너무 아프다고 해서 고독한 동굴 속으로 숨지 마라. 육체적 자살도 하지마라. 삶의 무의미함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가장 비겁한 패배주의며 부조리한 세상으로 백기 투항하는 것이다.

철학적 자살도 하지마라. 현실이 너무 고통스럽고 답이 없으니까, 이 세상 너머에 신의 위대한 뜻이 있을 거야. 언젠가 신이 보상해 줄 거라며 억지로 절대적인 이념이나 종교에 기대어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마비시켜 버리지 마라.

 

뫼르소가 끝내 신부의 십자가를 거부했듯이 보이지 않는 내세나 환상으로 현실의 고통을 덮어버리는 것은 얄팍한 마취제에 불과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말이다. 맞다. 나 홀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만으로는 거대한 부조리를 이길 수 없다. 네 옆을 돌아보아라. 너와 똑같이 무거운 바위를 짊어지고 헐떡이는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상처받은 너희가 다른 상처받은 이들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 때, 우리는 비로소 진흙 속에서도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연대를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명심해라. 아무리 끔찍한 절망 속이라도, 삶의 찰나적인 행복감을 모른 척하지 마라. 내일 당장 우리의 숨이 멎는다 할지라도, 리외처럼 오늘 밤 친구와 함께 밤바다로 뛰어들어 부드러운 파도를 온몸으로 껴안아라.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향기, 네 뺨을 스치는 따스한 봄바람, 사랑하는 이와 나누는 다정한 눈빛들을 즐겨라. 네 삶이 너무 힘들면 주위에 널린 이런 것들이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 내일의 천국이나 막연한 미래의 보상을 위해 눈부시게 찬란한 오늘을 결코 희생시키지 마라.

삶은 우리를 무참히 부수겠지만,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감싸며 끝내 삶의 무의미한 부조리를 껴안고 웃을 것이다. 절망의 시대여, 쫄지 마라! 기꺼이 땀 흘리며 서로를 껴안아라. 산꼭대기를 향해 걸어가는 너희의 성실한 발걸음만으로도 너희의 심장은 터질 듯이 벅찬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