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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 치유하기/소년 범죄

소년 범죄 보고서 제 13화, 악플과 사이버 명예훼손

by 행복 리부트 2026. 1. 18.

지금은 밤 11시 입니다. 방 안의 불은 꺼져 있습니다. 하지만 방안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인기척의 주인공은 아이입니다. 아이의 눈 앞에는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만이 푸르스름한 빛을 냅니다. 아이의 손가락은 바쁘게 움직입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화면에는 아이가 싫어하는 친구이거나 마음에 안 드는 연예인의 기사가 떠 있습니다.

아이는 망설임 없이 폭력적인 글을 입력합니다. 죽어라 그냥. 성형 괴물 주제에 꼴값을 떠네. 얘 학교 다닐 때 완전 양아치였음, 내가 봄. 이런 내용 만이 아닙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지저분한 글들이 올려집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인 양 적습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대부분입니다.

아이는 엔터(Enter)키를 누르며 쾌감을 느낍니다. 자신의 글에 좋아요가 눌리고 대댓글이 달립니다. 마치 자신이 여론을 주도하는 주인공이 된 것처럼 들뜹니다. 흥분이 됩니다. 밤 늦은 시간이지만 피곤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착각합니다. 닉네임 뒤에 숨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 믿습니다. IP 추적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악플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 재밌는 놀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누른 엔터 키에 누군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느낍니다. 아이가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사실처럼 올린 것입니다.

악플은 손가락 살인

악플은 칼보다 예리하고 총보다 치명적입니다. 물리적인 폭력은 상처가 아물면 흉터도 약해집니다. 하지만 말로 벤 상처는 영혼을 찢어발겨 평생을 고통으로 살게 합니다. 이를 우리는 손가락 살인(online harassment)이라고 부릅니다.

피해자의 스마트폰은 지옥의 알림 판이 됩니다. 1분마다 수십 개의 욕설이 쏟아집니다. 피해자의 고통은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입니다. 피해자는 24시간 감시 당하는 기분을 느낍니다. 길을 걷다 가도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 보며 수군거리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나를 욕하는 환청이 들립니다.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공황 장애가 오고 대인 기피증이 생깁니다.

악플러들은 그냥 장난이었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피해자에게는 수만 개의 돌 팔매질입니다. 악플들은 피해자의 가슴에 총알처럼 박힙니다. 죽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개구리는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아 죽습니다. 사람은 장난으로 쓴 글에 맞아 죽습니다.

실제 사건 리포트

악플이 불러온 비극은 너무나 많습니다. 실제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그들의 참혹함을 고발합니다.

《사례 1: 어느 아이돌 가수의 죽음》 스무 살의 어린 여가수 A양은 데뷔 초부터 끔찍한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외모 비하부터 시작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이 이어졌습니다. 스폰서가 있다더라, 임신해서 낙태했다 더라 하는 거짓말이 사실처럼 퍼졌습니다. A양은 방송에서 웃고 있었지만 대기실에서는 매일 울었습니다.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했습니다. 소속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연예인이면 감수해야 한다는 차가운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악플러들은 그녀의 가족 SNS까지 찾아가 테러를 했습니다. 결국 A양은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녀의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괴물이 아니에요. 제발 그만해주세요. 그녀가 죽고 난 뒤에야 악플은 멈췄습니다. 악플러들은 태세를 전환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며 추모하는 척했습니다. 소름 끼치는 이중성입니다. 이들은 인간이 아닙니다. 악마입니다.

《사례 2: 자영업자를 죽인 거짓 리뷰》 동네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40대 가장 B씨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배달 앱에 별점 1개짜리 리뷰가 달렸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음식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 주인 인성이 쓰레기다. 바퀴벌레가 나온 사진도 없었습니다. 명백한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뷰는 지역 커뮤니티와 맘카페로 퍼져나갔습니다. B씨의 가게는 비위생적인 곳으로 낙인찍혔습니다.

매출이 0원이 되었습니다. B씨는 해명 글을 올렸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악플러들은 가게 전화로 장난 전화를 걸어 욕을 했습니다. 결국 가게는 폐업했습니다. B씨는 빚더미에 앉았고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범인을 잡고 보니 경쟁 가게 주인의 사주를 받은 고등학생 알바 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고작 1~2만 원을 받고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였습니다.

《사례 3: 익명 앱의 저격수들》 중학생 C양은 익명 질문 앱인 에스크(Ask.fm)를 즐겨 했습니다. 어느 날부터 익명의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너 걸레라며? OO이랑 잤다면서? 그냥 전학 가라, 냄새난다. 익명성 뒤에 숨은 같은 반 아이들이었습니다. C양은 교실에 있는 모든 친구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학교 가는 것이 공포가 되었습니다.

C양은 자신의 팔을 그었습니다. 자해 사진을 SNS에 올리며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그 사진조차 조롱했습니다. 관심 받고 싶어서 쇼하네. 이것이 인간이 할 짓입니까? 악플러들도 어린 학생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학생으로 보는 것은 순진한 어른들입니다. 그들은 악마보다도 못한 짐승들입니다.

잡히지 않는다는 착각

악플러들이 가장 믿는 구석은 익명성과 PDF 캡처만으로는 못 잡는다는 낭설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법무법인과 디지털 장의사들이 협력하여 악플러를 추적합니다. 이를 악플 헌터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IP 추적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 남은 아주 작은 디지털 흔적(아이디 패턴, 자주 쓰는 말투, 접속 시간대 등)을 조합해 신원을 특정합니다.

해외 서버인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중대한 명예훼손이나 협박의 경우,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가입자 정보를 받아 냅니다. 통신사 로그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삭제하면 그만이라고요? 서버에는 로그가 남습니다. 당신이 작성 완료를 누르는 순간, 데이터는 이미 영구적인 증거가 되어 어딘가에 저장됩니다. 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의 수사 기법은 당신의 상상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경찰서 조사실의 공포

어느 날 아침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OO 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 조사받으러 OO 경찰서로 나오세요. 가해자 아이들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그들은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서 문자로 출석 요구서가 날아옵니다. 그들은 그때서야 진짜임을 압니다.

부모님과 함께 경찰서에 갑니다. 형사님 앞 책상에 앉습니다. 형사님이 두꺼운 서류 뭉치를 꺼냅니다. 당신이 썼던 댓글들이 A4 용지에 캡처되어 있습니다. 빨간 밑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형사님이 묻습니다. 이 글은 본인이 쓴 거 맞죠?  내용을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아이는 수치심에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집니다.

부모님이 옆에서 듣고 있습니다. 당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쓴 쌍욕과 패륜적인 말들을 읽어야 합니다. 니... 니 애미가... 너 낳고... 부모님은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어머니는 옆에서 우십니다. 아버지는 한숨만 내쉽니다. 죄송합니다. 기억이 안 납니다. 그냥 장난이었습니다 라고 비겁한 변명을 해보지만 증거는 명백합니다. 경찰서는 지옥보다 더한 쪽팔림의 공간입니다.

법의 심판

악플의 대가는 가볍지 않습니다. 두 가지 법이 적용됩니다. 첫째는 형법상 모욕죄(제311조)입니다.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욕설, 비하 발언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제70조)입니다. 이것이 훨씬 셉니다.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한 경우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사실을 말해도 처벌받는 것입니다.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더욱 무섭습니다.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쫑납니다.

벌금 몇 백만 원 내면 끝날까요? 아닙니다. 형사 처벌은 전과 기록(빨간 줄)으로 남습니다. 다음은 민사 소송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정신적 피해보상 위자료를 청구합니다.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내야 합니다. 당신의 손가락질 한 번에 부모님의 통장에서 수백만원이나 수천만 원이 증발합니다. 이를 소위 금융 치료라고 합니다. 치료비는 대단히 비쌉니다.

 

사회적인 매장

법적 처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회적 처벌입니다. 당신이 악플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요? 학교에 소문이 납니다. 친구들이 당신을 피합니다. 쟤가 악플러래. 앞에서는 착한 척하더니 뒤에서는 저러고 다녔냐? 소문은 무섭습니다. 당신이 왕따가 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 임용, 대기업 취업 시 신원 조회나 평판 조회에서 걸릴 수 있습니다.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당신의 과거 댓글을 보게 된다면 파혼 사유가 되지 않을까요? 당신이 남긴 악플은 디지털 문신과도 같습니다. 지워지지 않습니다. 악플의 흔적은 당신이 행복해지려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의 발목을 잡고 끌어내릴 것입니다.

멈추자 지금 당장

아직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리고 있습니까? 당신이 쓴 글은 부메랑이 됩니다. 반드시 돌아옵니다. 더 크고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당신과 당신 가족의 목을 겨눌 것입니다.

화면 너머에 사람이 있습니다. 숨을 쉬고, 밥을 먹고, 가족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들은 당신의 화풀이 대상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보되 악플은 하지 마십시오. 거울도 보십시오. 거기에 비친 얼굴이 손가락 살인자의 얼굴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래된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타인의 눈에 눈물을 내면 당신의 눈에는 피눈물이 납니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세상의 이치입니다.

다음 화를 예고드립니다. 다음 제 14화는 금융 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룹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궁핍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 사기를 저지르고, 보이스피싱 범죄 집단의 하수인이 되고 있습니다. 단 한번의 일로 창창한 소년의 인생이 망가집니다. 청소년 여러분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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