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deepfake) 기술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다른 영상이나 사진에 정교하게 합성합니다. 문제는 이 혁신적인 기술이 교실 안에서 가장 비열한 흉기로 변질되었다는 점입니다.

딥페이크를 기술의 발전이나 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기술을 특정인을 향한 잔인한 폭력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피해자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막을 힘이 없습니다. 범죄는 마우스 클릭 한 번이나 터치 몇 번으로 시작됩니다.

딥페이크로 인한 피해자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립니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인 온라인, 바로 그곳이 지옥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딥페이크 성범죄가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교실 옆자리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습니다.

악마의 편집
딥페이크 범죄의 출발은 보통 일상적인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가해자는 타인의 SNS 프로필 사진을 저장합니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프사에 있는 얼굴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가해자는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합성 앱이나 텔레그램 봇을 실행합니다.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입력합니다. 그리고 준비된 음란물 영상을 선택합니다. 합성 버튼을 누릅니다.

단 몇 초, 길어야 몇 분 만에 가짜 영상이 생성됩니다. 가해자는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그저 신기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영상은 친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인 단톡방이나 익명 커뮤니티, SNS에 업로드합니다. 반응은 즉각적입니다. 웃으며 즐거워 하는 아이도 있고 놀라는 아이도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생각 없이 공유 버튼을 눌러 영상을 퍼 나릅니다. 이 모든 과정이 불과 10분 안에 끝납니다. 이 시간 동안 피해자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자신이 끔찍한 성범죄의 주인공이 되어 사이버 세상을 떠돌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밥을 먹고 공부를 합니다.

무너지는 일상
피해자가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영상을 발견하는 순간에 세상은 무너집니다. 영상 속의 인물은 분명 자신이 아닙니다. 하지만 화면 속 얼굴은 자신과 똑같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피해자라고 믿거나, 혹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리 있는냐 라며 수군댑니다.

피해자는 극심한 당황과 충격에 빠집니다. 분노, 수치심, 공포가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를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공포입니다. 디지털 세상에 퍼진 영상은 회수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학교 가는 길이 두렵습니다. 교실에서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내 영상을 보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롱처럼 느껴집니다. SNS 알림이 울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습니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습니다. 밤새 인터넷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보며 영상이 또 올라왔는지 감시합니다.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살인과 다름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피해자의 얼굴을 도용해 피해자의 사회적 인격을 말살하기 때문입니다. 참 나쁜 놈들입니다.

교실 속의 범죄
이러한 범죄는 가까운 곳에서 일어 납니다. 실제로 발생했던 사례들은 이러한 범죄가 얼마나 가까이, 그리고 잔혹하게 일어났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례를 통하여 알아 보겠습니다.《사례 1. 고등학생 단톡방 사건》 한 고등학교 남학생 단톡방에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한 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의 졸업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해 공유했습니다. 처음에는 친한 친구 몇 명만 보며 낄낄거렸습니다.

하지만 영상은 곧 다른 학교 단톡방까지 퍼졌습니다. 피해자는 친구를 통해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충격으로 등교를 거부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냥 예뻐서 장난친거라는 가해자의 변명은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놈들의 장난에 사람은 활기를 읽고 죽어갑니다.

《사례 2. 청소년 연예인 딥페이크 유포》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미성년자 아이돌 가수가 표적이 되었습니다. SNS에 그녀의 얼굴을 합성한 조잡한 음란 영상이 유통되었습니다. 가해자들은 해외 서버를 둔 사이트에 영상을 올리고 돈을 받고 판매까지 했습니다. 소속사가 강경 대응에 나섰고 범인들이 잡혔습니다. 놀랍게도 가해자 중에는 평범한 10대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삭제 요청을 100회 이상 했지만 영상은 여전히 어둠의 경로로 떠돌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결국 활동을 잠정 중단했고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사례 3. 아르바이트생 CCTV 도용 사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양은 어느 날 모르는 사람에게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이 캡처되어 딥페이크 음란물로 만들어졌다는 제보였습니다. 범인은 같이 일하던 동료 직원이었습니다. 근무 중 A양의 모습을 몰래 캡처해 범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A양은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갖게 되었고, 즉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가해자는 체포되었지만 A양의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지옥에서 살아 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해자는 처벌 받았습니다.

《사례 4. 동아리 내 지인 능욕 사건》 한 고등학교 동아리 부원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서로의 엽기 사진을 공유하며 놀던 중, 한 학생이 특정 부원의 사진을 딥페이크 앱으로 변조해 올렸습니다. 단순한 엽기 사진이 아니라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사진이었습니다. 동아리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피해 학생은 동아리를 탈퇴하고 전학을 고려할 정도로 괴로워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장난이 좀 심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그것은 명백한 성범죄였습니다. 물론 가해자는 당연히 엄중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끝이 없는 고통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계속됩니다. 피해자는 자신이 생활하던 모든 공간을 불신하게 됩니다. 누군가 나를 몰래 촬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내 프로필 사진을 누가 저장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의심하게 됩니다.

대인기피증이 생깁니다. 교실에서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공포입니다. 자신의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고, 전화번호를 바꿉니다. 친했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고립을 자처합니다. 일상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삶은 송두리째 사라집니다.

피해자는 자신에게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일을 생겼나를 자책하고 또 자책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지만 답은 없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고통은 몇 년, 아니 평생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피해자는 꿈을 포기하고 진로를 바꿉니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한 사람의 인생 경로를 막아 버리는 실로 악질적인 범죄입니다.

법의 심판
대한민국 법은 딥페이크 성범죄를 강력한 중범죄로 다룹니다. 특히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처벌 수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처벌의 내용과 형량을 알아 보겠습니다.《성폭력처벌법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 등)》사람의 얼굴을 성적 영상물에 합성하는 행위(편집, 합성, 가공)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만약 이를 유포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유포했다면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청법)》만약 피해자가 청소년이라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집니다. 이 경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혐의가 적용됩니다. 제작만 해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만들었다 해도 최소 5년 이상의 감옥살이를 각오해야 합니다. 유포하면 15년 이하의 징역, 심지어 단순히 소지하거나 시청하기만 해도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습니다.

《기타 법적 책임》형사 처벌 외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따릅니다.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영상 삭제 비용 등을 가해자와 그 부모가 평생 갚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성폭력 사안으로 분류되어 즉시 분리 조치, 전학, 퇴학 등의 강력한 징계가 내려집니다.

장난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종종 그냥 재미로 친구끼리 장난으로 했다고 변명합니다. 하지만 딥페이크 범죄는 온라인에 한 번 퍼지면 영원히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살인보다 더 잔혹할 수 있습니다. 원본 영상을 삭제해도 누군가 다운로드한 복사본이 또 올라옵니다. 해외 서버에 저장된 영상은 삭제 명령을 내려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뒤늦게 무릎 꿇고 사과해도 이미 퍼진 영상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청소년기의 충동적인 행동이라고 이해받을 수 있는 선을 넘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행동은 되돌리기(Undo)가 불가능합니다. 이 점을 간과하는 순간에 이미 당신은 범죄자가 됩니다.

왜 청소년이 더 위험한가
청소년은 범죄의 가장 취약한 피해자이자, 동시에 잠재적 가해자가 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 보겠습니다. 그들은 사진과 영상 공유가 너무나 빈번합니다. SNS 활동이 일상의 전부입니다. 또래 집단의 유행에 민감하여 친구가 하면 따라 합니다. 합성 앱이나 딥페이크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들은 곧바로 따라 배웁니다.

이러한 환경은 범죄의 문턱을 낮춥니다. 남들도 다 하니까 뭐가 문제지, 다하는 데 걸려도 별거 있겠나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이들을 전과자로 만듭니다. 미성년자라는 방패는 아청법 앞에서 무용지물입니다. 앞에서 봤듯이 딥페이크 범죄는 형량도 무겁습니다.

우리를 보호하기
예방은 어렵지 않지만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범죄자, 또는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합니다.
개인정보를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해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을 보내지 않고, SNS 프로필 사진을 전체 공개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방관하지 않아야 합니다. 단톡방에 합성 사진이 올라오면 이거 범죄야, 지워라고 말하고 즉시 방을 나가거나 신고해야 합니다.

침묵하거나 웃는 것도 공범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앱을 악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호기심으로라도 딥페이크 앱을 다운로드 해 타인의 얼굴을 넣지 않습니다. 피해 발생 시에는 즉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경찰청(112),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등에 연락하여 영상 삭제 지원과 법적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마지막 경고
딥페이크는 기술이 아닌 타인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입니다. 타인의 얼굴은 당신의 장난감이 아닙니다. 타인의 인생 또한 당신의 놀이판이 아닙니다. 청소년 여러분은 온라인 공간에서 삶의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만큼 더 무거운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친구의 영혼을 죽이고, 동시에 당신의 미래까지 감옥에 가두는 파멸의 버튼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어떤 농담도, 어떤 호기심도 한 사람의 인격을 짓밟아서는 안됩니다. 어떤 말로도 잘못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타인의 얼굴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절대 어겨서는 안 되는 원칙입니다.

다음 제 10화는 성폭력 범죄를 다룹니다. 미성년자의 성폭력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소년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제 10화도 꼭 읽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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