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인적이 끊긴 거리의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후드티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10대 서너 명이 들어옵니다. 그들은 주저함이 없습니다. 비닐봉지를 뜯어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쓸어 담습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결제하는 시늉만 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유유히 가게를 빠져나갑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고화질 CCTV에 적나라하게 녹화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욕을 날리거나 춤을 추는 시늉을 하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무인 점포는 주인 없는 보물창고이자 자신들의 담력을 시험하는 놀이터입니다. "겨우 아이스크림 몇 개잖아요. 사장님도 부자일 텐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경찰서에 잡혀온 아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죄책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놓치는 무서운 진실이 있습니다. 바로 겨우 아이스크림 하나가, 앞으로 벌어질 끔찍한 범죄 인생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사실입니다. 옛 속담은 틀린 적이 없습니다. 바늘 도둑은 반드시 소도둑이 됩니다.

도파민의 노예
아이들은 왜 돈이 있어도 물건을 훔칠까요? 전문가들은 이를 도파민 중독으로 설명합니다. 처음 물건을 훔칠 때는 심장이 터질 듯이 뜁니다. 들킬까 봐 겁이 나고 식은땀이 흐릅니다. 하지만 성공해서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에 뇌에서는 엄청난 양의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쾌락과 보상을 담당하는 신경 전달 물질입니다. 뇌는 강렬한 쾌감을 성공의 경험으로 인식합니다. 걸리지 않았다, 공짜로 얻었다, 나는 스릴을 즐겼다는 짜릿함이 뇌에 강력하게 각인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우리의 뇌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합니다. 처음에는 아이스크림 하나로 만족했던 뇌가, 이제는 그것으로는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습니다. 더 비싼 것, 더 위험한 것, 더 대담한 행동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무인 점포를 넘어섭니다.
길가에 세워진 자전거를 훔치고 배달 오토바이에 손을 댑니다. 문이 열린 차량의 금품을 터는 차털이로 발전합니다. 훔치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절도 중독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광주 금은방 절도 사건의 충격
도파민의 노예가 된 아이들의 절도 행각은 결국 선을 넘습니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연쇄 금은방 절도 사건의 주범들은 놀랍게도 대부분 10대였습니다. 광주, 부산, 인천,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양상은 소름 끼치도록 닮아있습니다. 심야 시간, 헬멧이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10대들이 망치로 금은방 유리문을 부수고 침입합니다. 진열장을 박살 내고 귀금속을 쓸어 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 남짓입니다.

이들은 더 이상 좀도둑이 아닙니다. 흉기를 사용하고 폭력을 동반하는 특수 절도범이자 사실상의 강도입니다. 수천만원의 금붙이를 훔쳐 달아난 이들은 훔친 금을 팔아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훔치던 손이 불과 1~2년 만에 망치를 든 강도의 손으로 변한 것입니다.

촉법소년을 방패로 삼는 선배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대담한 범죄가 단순히 철없는 아이들의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뒤에는 치밀한 계획과 배후 세력이 존재합니다. 금은방 털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합니다.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행동 대원들은 대부분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장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들을 지켜보며 지시를 내리는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가출 팸이나 동네 노는 형들로 구성된 선배 그룹은 처벌이 무거운 성인이거나 범죄 소년 연령입니다. 그래서 처벌을 받지 않거나 가벼운 처분을 받는 촉법 소년 후배들을 총알 받이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너희들은 어차피 촉법이라 안 잡혀 간다고 말하는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잘못된 법 지식을 주입하며 범죄를 사주합니다. 성공하면 훔친 물건의 대부분은 선배들이 착복하고 아이들에게는 수고비 명목으로 푼돈을 쥐여줍니다. 만약 그들이 검거되면 선배들은 꼬리를 자르고 도망칩니다. 모든 책임은 현장에서 잡힌 촉법소년이 뒤집어 씁니다. 아이들은 선배들과의 의리라고 착각하지만 그것은 철저한 착취이자 이용일 뿐입니다.

털리지 않는 빈집은 없다
거리의 범죄는 결국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으로 향합니다. 빈집털이로 진화하는 단계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무작정 담을 넘지 않습니다. 그들은 스마트합니다. SNS에 올라온 우리 가족 해외 여행 가요라는 자랑 글을 보고 표적을 정합니다.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며칠째 쌓여 있는지 확인합니다. 밤에 불이 켜지지 않는 집을 골라냅니다.

가스 배관을 타고 오르거나 열려 있는 베란다 창문을 통해 침입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수법도 공유합니다. 문틈에 특수 용액을 발라 지문을 채취하거나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을 훔쳐봅니다. 누군가가 내 방에 신발을 신고 들어와 서랍을 뒤지고, 나의 소중한 물건들을 만졌다는 사실은 피해자에게 끔찍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이 침범당했을 때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멈추지 않으면 종착역은 감옥
지금 무인 편의점에서 젤리 한 봉지를 슬쩍 주머니에 넣고 나오는 청소년에게 경고합니다. 당신은 지금 단순히 젤리를 훔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자신의 양심을 팔았고 미래를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한 번만이라는 생각은 악마의 속삭임입니다. 당신의 뇌는 이미 짜릿한 도파민 맛을 보았고 다음번에는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될 것입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무인 점포의 CCTV 속 당신의 모습은 머지않아 뉴스 사회면에 나오는 금은방 특수 절도범의 모습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질주의 끝에는 차가운 쇠창살이 기다리는 진짜 감옥이 있습니다. 탐욕의 행동을 지금 당장 중지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인생을 찌르는 가장 날카로운 흉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 제6화는 도로 위의 시한폭탄, 무면허 운전을 다룹니다. 여러분은 절도에서 시작된 범죄가 어떻게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 행위로 이어지는지 도로 위의 위험한 질주를 목격합니다.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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