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활동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하고, 밥을 먹고 누군가를 사랑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활동하게 할까요? 심리학에서는 인간을 행동하게 만드는 마음의 에너지를 동기(Motivation)라고 부릅니다. 동기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습니다. 엔진이 꺼지면 아무리 좋은 차도 고철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동기가 사라지면 우리는 침대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습니다. 삶은 무기력해지고 성취는 요원해집니다.

그렇다면 엔진은 어떻게 켜지는 걸까요? 연료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앞으로 3편의 시리즈를 통해 마음의 엔진을 분해해 볼 것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보상의 역설을 다룹니다. 우리는 칭찬과 돈이 최고의 연료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보상이 열정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그 충격적인 비밀을 밝힙니다.

제2부에서는 의지력의 뇌과학을 다룹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의지가 약한 분이 계십니까? 아닙니다. 그렇다면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고 그 분의 뇌 사용법이 틀렸을 뿐입니다. 도파민을 활용해 시동을 거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제3부에서는 자율성의 힘을 다룹니다. 밤새워 게임을 하는 열정은 어디서 올까요? 그 원리를 일과 공부에 적용하는 자기 결정성 이론을 소개합니다. 이제 첫 번째의 비밀, 우리가 철석같이 믿었던 보상의 배신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노인의 지혜
여러분도 잘 아시는 고사를 소개합니다. 어느 마을에 한 노인이 살았습니다. 노인은 조용히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이 매일 노인의 집 앞에서 시끄럽게 축구를 했습니다. 고함치고 혼을 내봐도 소용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더 시끄럽게 떠들었습니다. 어느 날 노인은 꾀를 냈습니다. 아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얘들아, 너희들이 여기서 활기차게 노니 참 보기 좋구나. 나를 즐겁게 해 준 대가로 매일 1,000원씩 주마."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노는 것도 재밌는데 돈까지 주다니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이들은 더 열심히 소리 지르며 놀았습니다. 며칠 뒤 노인은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미안하다. 내 사정이 좀 안 좋아졌다. 이제부터는 500원만 줘야겠다." 아이들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500원이 어디냐며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다시 며칠 뒤, 노인은 슬픈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제는 돈이 한 푼도 없구나.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으니 그냥 놀아주렴." 그러자 아이들은 화를 냈습니다. "뭐라고요? 돈도 안 주는데 우리가 왜 힘들게 소리 지르며 놀아요? 안 놀아요!" 아이들은 그날 이후, 다시는 그 집에 오지 않았습니다. 노인은 다시 조용하게 사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재미를 돈으로 계산하는 순간
이 우화는 동기 심리학의 핵심을 찌릅니다. 아이들은 처음에 축구가 재밌어서 놀았습니다. 내적 동기의 발현입니다. 그런데 노인이 돈을 주기 시작하자, 축구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즉 외적 동기로 변질되었습니다. 돈이 사라지자 행동할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순수했던 즐거움이 보상에 의해 밀려난 것입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과잉 정당화 효과(Overjustification Effect)라고 부릅니다. 내면의 동기만으로도 충분한 행동에 불필요하게 과도한 외적 보상(돈, 상, 칭찬)을 주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림 그리기 실험
재미있는 실험을 소개합니다. 1973년, 스텐퍼드대 심리학 교수였던 마크 레퍼(Mark R. Lepper) 연구팀은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유명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A 그룹은 그림을 그리면 멋진 상장을 주겠다고 미리 약속한 그룹입니다(예상된 보상). B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다 그린 후에 깜짝 선물로 상장을 주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보상). C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보상도 없이 그냥 그림을 그리게 했습니다.

며칠 뒤,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자유 놀이 시간에 스스로 그림을 그리는지 관찰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B 그룹과 C 그룹 아이들은 여전히 즐겁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상장을 받기로 약속했던 A 그룹 아이들은 그림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A 그룹 아이들은 생각했습니다."나는 상을 받기 위해 그림을 그렸어. 그런데 이제 상이 없잖아? 그럼 그릴 필요가 없지." 그들에게 그림 그리기라는 놀이가 노동으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취미가 일이 되면 불행한 이유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현상입니다. 요리가 취미였던 사람이 식당을 차리고 요리를 싫어하게 됩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사람이 스튜디오에 취직하고 카메라를 쳐다보기도 싫어합니다. 이유는 확실합니다. 행동의 목적이 즐거움에서 생존(돈)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통제하는 권한(통제권)이 나에게서 외부(고객, 월급)로 넘어갔다고 느끼는 순간, 뇌는 그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닌 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보상은 언제나 나쁜가
그렇다면 칭찬도 보너스도 주지 말아야 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보상은 여전히 강력한 도구입니다. 다만 사용법이 중요합니다. 첫째, 지루한 일에는 보상을 써도 됩니다. 설거지, 단순 반복 업무처럼 원래 흥미가 없는 일에는 보상이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됩니다. 잃어버릴 흥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보상은 통제가 아니라 정보여야 합니다. 너 이거 하면 돈 줄게라는 식의 뇌물형 보상은 위험합니다. 대신 네가 이렇게 잘했기 때문에 주는 거야라는 식의 인정형 보상은 내적 동기를 강화합니다. 보상은 그 사람의 유능함을 확인시켜 주는 깜짝 선물이어야 합니다.

마음속의 불꽃 지키기
우리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면 용돈 줄게라고 흔히 말합니다. 직원들에게 실적 채우면 보너스 줄게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일 자체를 싫어하게 만드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열정은 외부에서 오지 않습니다. 그냥 재밌있고, 좋아서 하는 마음, 그러한 순수한 불꽃이 가장 강력한 엔진입니다. 우리는 돈과 상으로 불꽃을 꺼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2부에서는 의지력의 뇌과학적 비밀이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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