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1부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어떻게 현실을 부정하고 믿음을 강화하는지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현실에 와닿는 실험을 소개드립니다.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 1919~1989)의 전설적인 1달러 vs 20달러 실험입니다. 스탠퍼드 대학생들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지루한 일을 시켰습니다. 1시간 동안 나사못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재미없고 시간 낭비인 일이었습니다.

실험이 끝난 뒤에 연구자는 학생에게 부탁을 합니다. "다음 대기자에게 가서 '이 실험 정말 재밌어요'라고 거짓말을 좀 해주세요." 그리고 대가로 돈을 주었습니다.A 그룹에게는 1달러를 주었습니다. 당시 가치로 적은 돈입니다. B 그룹에게는 20달러를 주었습니다. 당시 가치로 꽤 큰 돈이었습니다. 두 그룹은 모두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진짜 속마음을 물었습니다. 솔직히 그 실험이 재미있었나요라고 말이죠.

누가 거짓말을 진실로 믿었을까
저의 생각은 당연히 20달러를 받은 그룹입니다. 그들은 돈도 많이 받았으니 실험 주최자의 의도대로 재밌었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20달러를 받은 그룹은 다음과 같이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진짜 지루했어요. 돈 때문에 거짓말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1달러를 받은 그룹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아뇨? 나름대로 의미 있고 재미있던데요?" 그들은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이들의 답에는 저도 이해가 안됩니다. 도대체 고작 1달러를 받은 학생들의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행동을 정당화할 명분
여기서 다시 인지 부조화 이론이 등장합니다. 인지 부조화 이론으로 이해하지 못할 상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20달러를 받은 그룹은 돈을 많이 받았으니까 그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거짓말을 한거야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인지 부조화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받았으니까 거짓말해줘도 되지라며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그럴만한 명분이 충분합니다. 자신도 타인도 그 말에 토를 달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굳이 자신의 생각을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1달러 그룹의 심리는 어떨까요? 그들은 고작 1달러에 양심을 팔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의 마음은 혼란스럽습니다. "내가 겨우 1달러 따위에 양심을 팔고 거짓말을 했다고? 내가 그렇게 싸구려 인간인가?" 자존심이 상합니다. 인지 부조화가 발생합니다. 외부 요인인 1달러의 적은 돈으로 자신의 거짓말을 정당화하기에는 액수가 너무 적습니다.

그렇다면 인지 부조화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없애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자신의의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가만 보니 나사를 돌리는 게 손가락 운동도 되고... 꽤 재밌더라. 그래, 난 돈 때문에 거짓말한 게 아니야. 진짜 재밌어서 재밌다고 말한거야." 뇌가 기억을 조작해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담배, 쇼핑, 그리고 어르신
이런 현상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흡연자는 담배가 몸에 나쁜(신념)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인지 부조화입니다. 그들은 부조화를 없애기 위해 생각을 바꿉니다. 담배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려. 정신 건강에도 좋아. 처칠은 골초인데도 90세까지 살았어.

백화점에서 비싸게 물건을 산 사람은 너무 비싸게 샀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합니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그 물건의 장점만 검색합니다. 단점은 무시합니다. 그리고는 "역시 비싼 값을 해. 잘 산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힘든 신입 시절을 보낸 어르신은 나 때는 말이야, 맞으면서 배웠어라고 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자신이 비참하지 않으려면, 그 경험이 가치 있는 교육이었다고 믿어야 합니다. 가치있는 교육을 받기 위해서 부당한 대우도 참았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사람, 합리화하는 사람
우리는 실수를 합니다.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그때 우리 뇌는 즉시 "어쩔 수 없었어", "그게 최선이었어"라며 합리화의 보호막을 칩니다. 많은 사람이 취하는 방식입니다. 마음은 편해지지만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다음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지 부조화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마음의 부조화, 즉 불편함을 견디는 용기입니다. 내가 틀렸어, 내가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라고 인정을 해야 합니다. 사실을 인정할때 뇌는 비로소 핑곗거리를 찾는 대신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3부에서는 독자님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드라마나 현실의 인지 부조화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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