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뉴스에서 식당 종업원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운전 중 끼어들기를 당했다고 보복 운전을 하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접합니다. 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때 이성적인 대화 대신 욕설이나 폭력을 먼저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버릇없는 어른 증후군(Spoiled Adult Syndrome), 혹은 성인 아이의 충동적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이들은 신체적으로는 완벽한 성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내 사탕 내놔라고 떼를 쓰는 3~4세 유아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들은 철이 덜 든 어른들입니다. 이들에게 세상은 자신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충족시켜줘야 하는 자판기와 같습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박연진
이러한 유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드라마 속 인물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악역 박연진입니다. 그녀는 기상캐스터이자 부유한 집안의 여성으로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삽니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전형적인 통제 불능의 아이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가 밝혀질 위기에 처하자 반성하기는커녕 왜 내가 사과해야 해?라며 뻔뻔하게 분노합니다.

박연진은 타인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기분을 맞추거나 이용해야 할 도구로 인식합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소름 끼치는 악행들의 이면에는 불안에 떠는 내면아이가 있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이 움직이지 않을 때 느끼는 참을 수 없는 불안과 유아적 분노의 발현일 뿐입니다. 딱 성장하지 못한 철부지 아이의 수준입니다.
그들이 화를 내는 이유
이들의 행동 기저에는 자기애성 인격장애 성향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자기 애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특별 대우를 기대하며, 타인의 감정을 잘 공감하지 못한 채, 관계에서 인정과 칭찬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버릇없는 어른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의 욕구가 즉시 충족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워하고, 좌절을 감당하는 능력이 부족해, 작은 불편이나 거절에도 쉽게 화를 냅니다. 그들은 감정을 다루는 성숙한 방법을 배우지 못해 불만이나 불안을 분노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이들이 극단적인 분노를 표현하며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좌절시에 견디는 인내심이 부족합니다. 건강한 성인은 타인의 거절을 수용할 줄 압니다. 하지만 버릇없는 내면 아이를 가진 성인은 거절을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시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사소한 불편함조차 견디지 못하고 폭발합니다. 불편함에 대한 인내심이 없습니다.

둘째, 이들에게 분노는 수치심과 열등감의 표현입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당당해 보일지 모르나 내면의 자존감은 매우 취약합니다. 타인의 비판이나 실수를 지적받으면 내면 깊이 자리잡은 열등감이나 수치심이 건드려집니다. 이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 반사적으로 화를 내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즉, 그들의 분노는 열등감을 숨기기 위한 비명과도 같습니다.

양육 환경의 두 가지 극단
내면 아이가 이렇게 제멋대로 자란 원인은 주로 두 가지 극단적인 양육 환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과잉 허용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면서 규칙이나 훈육 없이 키운 경우입니다. 오냐오냐 자란 아이는 세상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배우지 못합니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믿으며 제 멋대로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정서적 방임입니다. 부모가 물질적인 것은 풍족하게 주었으나 따뜻한 공감이나 정서적 교류는 없었던 경우입니다. 공감이나 정서적 교류는 어린 시절 경험이나 학습으로 길러집니다. 어린시절, 공감력이나 정서적 능력은 부모와의 접촉을 통하여 만들어 집니다. 안타깝게도 부모의 방임속에 자란 아이는 이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 이렇게 자란 아이는 주위의 관심을 받기 위해, 혹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기 위해 파괴적인 행동을 저지르게 됩니다.
치유와 변화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치유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들은 보통 문제가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화나게 한 세상이나 상대방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화는 가능합니다. 세 가지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첫째, 타인과 나의 경계를 인식하기입니다. 내면 아이에게 너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세상은 모든 사람이 중심이고, 너도 그 중의 한명이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타인도 나와 똑같은 욕구를 가진 존재임을 인지하는 공감 훈련이 필요합니다.

둘째, 좌절 견디기를 연습하여야 합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경험하고 그때 올라오는 화를 즉시 표출하지 않고 잠시 멈추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마음으로 10초를 세면서 분노를 참아 보세요. 셋째, 건강한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화를 내거나 떼를 쓰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정중하게 요청할 수 있음을 알고 연습을 해 봅니다. 그리고 거절당해도 괜찮음을 내면 아이에게 학습시켜야 합니다.

진정한 어른의 품격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성인으로서의 품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감정 하나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는 가장 나약한 사람입니다. 진정한 어른의 품격은 값비싼 옷이나 지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불편한 상황에서도 타인을 존중할 줄 알고 자신의 충동을 조절하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내 안에 떼 쓰는 아이를 달래고 훈육하여, 평온하고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나와 내 주변의 행복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리고 품격있는 성인이 되는 방법이기도 하죠.

내 안에 우는 아이, 즉 내면아이 시리즈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은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글은 시리즈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결론으로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치유하는 기법, 재양육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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