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런 활동들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줍니다. 하지만 이런 기쁨은 종종 짧게 끝납니다. 음식을 다 먹으면 즐거움이 사라지고, 영화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아주 오래전 중세 시대에 행복에 대해 깊이 고민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마이모니데스(Moses Maimonides, 1135년경~1204)입니다. 그는 의사였고, 율법학자였으며, 위대한 철학자였습니다. 마이모니데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행복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진정한 행복이 감각적인 쾌락이나 외적인 성공에 있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은 우리를 잠시 즐겁게 할 뿐, 진정한 평화나 만족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이모니데스가 말하는 진짜 행복은 무엇이었을까요? 그의 대답은 영혼의 질서와 지성의 명료함에서 행복이 온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행복이 우리 마음 안에서, 즉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마이모니데스에게 행복은 시끄러운 파티가 아닌, 오히려 고요하고 평화로운 상태, 즉 영혼의 고요함이었습니다. 그는 이것을 진정한 축복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축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얻어내는 내면의 성취입니다. 이제 마이모니데스가 말하는 행복의 두 가지 기둥, 영혼의 질서'와 지성의 명료함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행복의 1번 기둥, 영혼의 질서
마이모니데스는 먼저 영혼의 질서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영혼은 신비롭거나 종교적인 개념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은 우리의 통합적 자아입니다. 즉, 우리의 감정, 이성, 의지, 그리고 도덕적 판단력까지 모두 포함하는 나 자신입니다. 그렇다면 질서는 무엇일까요?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아주 어지럽고 물건이 뒤죽박죽 섞인 방에 있다고 생각해 보면,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할 것입니다. 우리의 내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여러 가지 힘이 존재합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고, 기쁘고 슬픈 감정이 있으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하는 이성이 있습니다.
영혼의 질서란 이 요소들 즉, 욕망, 감정, 이성들이 제멋대로 날뛰는 상태가 아닌, 조화롭게 정돈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비유하자면, 이성이 배의 선장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욕망과 감정은 배를 움직이는 힘찬 선원들입니다. 선원들이 선장의 지시 없이 제멋대로 노를 저으면 배는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파도에 휩쓸릴 것입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선장(이성)이 방향을 잡고, 선원들(욕망과 감정)이 그 방향에 맞게 힘을 합칠 때, 배는 안전하고 평화롭게 항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이모니데스가 말한 영혼의 질서입니다.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지 않고, 감정이 윤리적인 판단을 침범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자신의 삶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가치와 일치할 때 영혼은 비로소 질서를 찾습니다. 그리고 질서가 잡힌 영혼은 외부의 자극에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누가 나를 비난해도 금방 평정심을 잃지 않고, 큰 성공에 너무 들뜨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흔들림 없는 내적 중심이 잡힌 상태가 바로 그가 말한 영혼의 고요함이며, 진정한 평화입니다.
행복의 2번 기둥, 지성의 명료함
영혼의 질서가 잡혔다면, 행복을 위한 두 번째 기둥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지성의 명료함입니다. 여기서 지성이 명료하다는 것은 진리와 옳은 길을 분별할 수 있는 깊은 통찰력과 도덕적 확신을 의미합니다. 우리 삶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때로는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 혼란스럽고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익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을 지킬 것인가 고민합니다.
이때 명료한 지성은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 줍니다. 이 나침반은 무엇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인지, 어떤 선택이 장기적으로 우리 영혼을 평화롭게 하는지 분명하게 가리켜 줍니다. 명료한 지성은 정직이 당장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며, 그것이 결국 의미 있는 삶으로 이끈다는 것을 압니다. 이것은 단순한 앎이 아니라, 실천할 수 있는 확신입니다.

마이모니데스는 인간이 자신의 지성을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의 질서를 통찰하고, 신의 뜻(혹은 진리)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할 때 비로소 지성은 명료해진다고 보았습니다. 혼란과 무지, 오해에서 벗어나 분명한 삶의 방향을 갖는 것이 지성의 명료함입니다. 마이모니데스가 말하는 최고의 행복, 진정한 축복은 이 두 가지가 만났을 때 이루어집니다. 첫째, 영혼의 질서를 통해 내면이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둘째, 지성의 명료함을 통해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도덕적 확신을 갖는 상태입니다.
마이모니데스가 우리에게 전하는 행복의 비결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을 조화롭게 정돈하고(영혼의 질서), 무엇이 옳고 진실한지 끊임없이 탐구하며(지성의 명료함), 그렇게 알게 된 바를 따라 살아갈 때, 우리는 감각적 쾌락을 넘어선 깊고 흔들림 없는 행복, 즉 진정한 축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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