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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만들기/철학자와 행복

마이모니데스 철학의 핵심(2)

by 행복 리부트 2025. 11. 3.

'행복리부팅' 독자 여러분, 행복 리부트입니다. 지난번에는 마이모니데스(Moses Maimonides)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의 철학적 여정, 그가 그토록 고뇌했던 이성과 신앙의 문제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성의 빛으로 계시를 읽다

마이모니데스의 철학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의 평생 화두는 두 개의 빛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빛은 계시입니다. 이는 신이 선지자나 성서(유대 율법 '토라')를 통해 인간에게 드러낸 거룩한 뜻입니다. 두 번째 빛은 이성입니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며, 세계의 원리를 탐구하는 지적 능력입니다. 그는 왜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려 했을까요? 그의 시대는 맹신이 덕목처럼 여겨지던 때였습니다. 사람들은 왜? 라고 묻기보다 그저 믿으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마이모니데스가 보기에 이해 없는 신앙은 위험했습니다. 그것은 광신이 되기 쉽고, 박해와 폭력의 근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해 없는 신앙은 모래 위에 쌓은 집과 같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초(이성)가 부실한 믿음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누구를 위한 안내서였나? 그의 대표작 『미혹된 자를 위한 안내서』는 바로 이 문제의 해답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미혹된 자는 누구일까요? 그들은 바로 당대의 엘리트 지식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유대 율법을 배우며 자랐습니다.그런데 자라서 그리스 철학,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과학을 공부했습니다.그러자 거대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성경에는 신의 손, 신의 분노처럼 신을 사람처럼 묘사하는데, 철학(이성)은 신이 완벽하고 비물질적인 존재라고 한다. 둘 중 무엇이 맞는가?" 이들은 신앙과 이성 사이에서 길을 잃고 미혹된 것입니다. 마이모니데스는 바로 이 똑똑해서 더 혼란스러운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그는 이성과 계시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계시를 문자 그대로만 읽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고 보았습니다.

 

진리를 찾는 도구

마이모니데스가 이성의 스승으로 삼은 인물은 단연 아리스토텔레스였습니다. 왜 하필 그였을까요? 당시 이슬람 세계는 철학의 황금기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잊혔던 철학자들이 아랍어로 번역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의 왕이었습니다. 마이모니데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신앙을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신의 뜻을 더 깊이 이해하게 돕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의 계시(율법)가 보물 상자라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철학)은 그 상자를 여는 논리적인 열쇠였던 셈입니다.

그는 이 열쇠를 사용해 성경을 재해석했습니다. "성경에 '신의 손'이 나온다면, 그것은 신이 정말 손을 가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신의 능력이나 신의 행동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주장이었습니다. 그는 신앙을 감정의 영역에만 두지 않고, 지성의 영역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뜨겁게 믿는 것뿐만 아니라 신의 뜻을 이성적으로 탐구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까지 포함한다는 뜻입니다.

중세 유대인 랍비의 모습, 제미나이

 

세 거장의 비교, 행복은 어디에

마이모니데스의 사상이 얼마나 독특한지는 동시대를 빛낸 다른 거장들과 비교할 때 명확히 드러납니다. 이성과 신앙, 그리고 행복이라는 주제를 두고 세 명의 사상가를 만나보겠습니다. 바로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 그리고 마이모니데스입니다. 이들 모두 신에 대한 이해가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보았지만, 그곳에 이르는 길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마음의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수티누스가 주장하는 사상의 핵심은  "내 마음은 당신(신) 안에서 쉴 때까지, 결코 평안하지 않았습니다." 라는 그의 말에 잘 나타납니다. 그는 신앙과 사랑을 가장 앞세웠습니다. 이성보다는 신을 향한 내면의 뜨거운 고백과 사랑이 중요했습니다. 행복은 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때 찾아오는 영혼의 평화였습니다(플라톤 철학의 영향을 받음).

 

논리의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 토마스 아퀴나스가 주장하는 사상의 핵심은 "이성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입니다. 그는 마이모니데스처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를 기독교 신학과 결합했습니다. 그는 5가지 신 존재 증명처럼, 이성적인 논증을 통해 신앙의 토대를 단단히 하려 했습니다. 행복은 덕을 실천하고 이성으로 신을 증명하며 궁극적으로 신과 합일되는 것입니다.

 

지성의 철학자, 마이모니데스  마이모니데스가 주장하는 사상의 핵심은 "이성으로 신의 '계시(율법)'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그는 아퀴나스와 마찬가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목표는 유대교 율법과의 통합이었습니다. 그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하기보다, 이미 주어진 계시(율법)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에게 행복이란, 맹목적인 믿음에서 오는 평안이 아니었습니다. 지성의 명료함과 영혼의 고요함이었습니다. 즉, 이성을 갈고닦아 신의 뜻(계시)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로 인해 마음의 동요가 사라진 상태가 바로 최고의 행복이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진리를 추구했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마음에, 아퀴나스는 논리에, 마이모니데스는 지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성과 계시, 영혼과 지성, 이 두 날개로 날아오르려 했던 마이모니데스의 철학은 중세이후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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