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그들은 누구인가

교도소를 채우는 반사회성 인격장애

by 행복 리부트 2025. 11. 3.

특별한 통계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집단이 있습니다. 어떤 집단은 높은 지성을 공유합니다. 어떤 집단은 뛰어난 예술성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교도소라는 집단이 있습니다. 이곳은 사회의 법을 어긴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집단은 매우 놀라운 공통점을 보입니다. 바로 반사회성 인격장애(ASPD)의 비율입니다. 통계는 충격적입니다. 일반 인구 중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약 1%에서 4% 정도로 추정됩니다.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교도소의 통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남성 수감자의 약 40%에서 많게는 70%까지 이 장애의 기준에 부합합니다. 여성 수감자의 경우에도 약 20%에서 40%에 이릅니다. 이 수치는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그들은 유독 범죄인의 비율이 높는 걸까요?

 

최근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한 흉악 범죄 뉴스를 떠올려봅니다. 묻지마 칼부림, 연쇄적인 사기, 잔혹한 방식의 폭행 사건들입니다. 범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종종 보도됩니다. 그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반성하지 않는다"는 내용들입니다. 무감각함과 죄책감의 부재가 바로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의 특징입니다. 교도소는 어쩌면 이들의 행동이 낳은 필연적인 종착지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교도소에 많은 이유는 이들 성향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교도소를 채우는 반사회성 인격장애 범죄인들, 제미나이

양심이 없는 사람들

그렇다면 반사회성 인격장애(ASPD,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사이코패스(Psychopath)나 소시오패스(Sociopath)라는 단어와 혼용합니다. 정신의학에서 공식 진단명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이 장애의 가장 극단적인 하위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이들의 핵심 특징은 타인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고 침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양심이나 죄책감이 이들에게는 거의 없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진단 기준(DSM-5)은 이들의 모습을 소상하게 보여줍니다. 첫째, 이들은 법과 사회 규범을 따르지 못합니다. 체포될 만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이들에게 일상입니다. 둘째, 이들은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합니다. 사기는 이들의 주특기입니다. 자신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데 능숙합니다. 셋째, 이들은 매우 충동적입니다.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합니다. 즉각적인 만족을 위해 행동합니다. 넷째, 이들은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입니다. 잦은 싸움이나 폭력 사건에 휘말립니다. 타인을 신체적으로 해하는 것에 무감각합니다. 다섯째,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무시합니다. 난폭 운전, 무모한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여섯째, 이들은 극도로 무책임합니다. 꾸준한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합니다. 재정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무서운 특징입니다. 이들은 죄책감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타인에게 끔찍한 해를 끼치고도 무덤덤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합니다. 이 진단 기준 자체가 이들이 왜 범죄에 취약한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교도소가 그들의 집인가

일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망설입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처벌의 두려움을 느낍니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합니다. 가족이나 사회적 평판을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범죄를 막는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이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성향은 절도, 사기, 폭행으로 쉽게 이어집니다. 충동성은 계획 없는 즉각적인 범죄를 유발합니다. 공격성은 타인의 신체를 훼손하는 강력 범죄로 나타납니다. 죄책감의 부재는 이들을 재범으로 이끕니다. 이들에게 교도소는 참회와 반성의 장소가 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저 실패의 결과이자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교도소 안에서도 규율을 어기고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다른 수감자들을 속이거나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들의 죄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교도관을 협박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법은 지켜야 할 약속이 아니고, 피해가거나 이용해야 할 장애물에 불과합니다.

 

이들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감 능력이 없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피해자는 이들에게 인격체가 아닙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나 수단일 뿐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경우(사이코패스)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범죄는 생존 방식이자 삶의 전략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 반경은 결국 법원과 교도소 주변을 맴돌게 됩니다. 사회는 이들을 통제하려 하고, 이들은 사회를 무시합니다. 그 충돌의 종착역이 바로 교도소입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살인자 2021년 강윤성, MBC

혹시 나도

이 무서운 이야기가 혹시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을까요. 물론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전문가의 엄격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이 진단은 18세 이상의 성인에게만 내려집니다. 또한 15세 이전에 품행장애의 증상을 보였어야 합니다. 스스로 이 글을 읽고 혹시 나도?라고 걱정한다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이들은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성향을 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은 진단 기준을 바탕으로 한 자기 점검 목록입니다.

  1. 법을 어기는 행동을 반복하며 사회 규범에 적응하지 못하는가?
  2.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 가명 사용 등 사기 행각을 일삼는가?
  3. 미리 계획하기보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가?
  4.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어서 자주 싸움에 휘말리는가?
  5.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무모할 정도로 무시하는가?
  6. 직장 생활이나 금전 문제에서 꾸준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가?
  7. 남에게 해를 입히고도 무관심하거나 합리화하는가?

이 목록의 상당수에 해당한다고 해서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지능이나 안정적인 환경이 범죄를 억제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리더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성향이 부정적인 환경과 만났을 때 그 결과는 치명적입니다. 결론적으로, 교도소에 반사회성 인격장애자가 많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장애의 정의 자체가 범죄적 행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잡히지 않는 완벽한 범죄자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충동적이고 무모한 행동으로 인해 결국 잡힐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단순히 악마나 괴물로 낙인찍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뇌의 기능, 유전, 그리고 끔찍한 유년기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장애입니다.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이들을 용서하자는 의미 보다는, 범죄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효과적인 교화 방법을 찾기 위함입니다. 또한,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여 예방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일반인들이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