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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 치유하기/성폭력

성중독 제 7회, 성중독 치유와 희망

by 행복 리부트 2026. 2. 1.

성중독에 대한 인류의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성중독이 의학적으로 관리해야 할 질환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성중독증이 도덕적 지탄의 대상에서 의학적 진단의 대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제가 이렇게 변죽만 울리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내용의 실체를 알아 보겠습니다.

과거에는 성적인 문제에 탐닉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습니다. 의지가 약하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라는 식의 비난이 주를 이루었지요. 하지만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을 통해 이 시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WHO는 성중독을「강박적 성행동 장애, Compulsive Sexual Behavior Disorder, CSBD」라는 공식 명칭을 부여하며 이를 질병의 범주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는 성중독이 개인의 인격 결함이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처럼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뇌의 의학적 상태임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중독을 비난의 대상이 아닌, 치유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WHO가 규정한 강박성 성행동 장애

WHO가 성중독을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성관계의 횟수가 아닌 성충동 통제력의 상실 여부에 두었습니다. 우리 뇌에는 욕구를 조절하는 브레이크 역할의 전두엽과 즐거움을 쫓는 가속 페달 역할의 보상 회로가 있습니다. 성중독 상태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성적 욕구를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습니다. 가속 페달만 계속 밟게 되는 충동 조절 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WHO는 이를 통해 성중독을 성욕이 강한 상태와 엄격히 구분합니다. 성적 행위가 즐거움을 넘어서서 고통스러운 반복이 시작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질병의 영역에 들어선 것입니다.

강박성 성행동 장애를 판단하는  4가지 엄격한 진단 기준

성적 행위의 일시적 방황과 질병을 구분하기 위해 WHO는 매우 구체적인 기준을 세웠습니다. 아래의 4가지 양상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때 비로소 강박성 성행동 장애로 진단합니다.

①반복적인 통제 실패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오늘까지만 하고 내일부터는 정말 안 하겠다는 결심을 수없이 반복하지만, 단 하루조차 버티지 못합니다. 본인의 의지로 성적 행동을 멈추거나 줄이려는 시도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②삶의 우선순위 역전입니다. 성적인 행위가 삶의 모든 것보다 우선 순위가 높습니다. 가족과의 식사, 중요한 업무 미팅, 개인의 건강 관리, 심지어는 잠을 자는 시간까지 포기하며 성적 자극에 몰두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성적 자극이라는 오직 한 가지 목적만이 삶을 지배합니다.

③파괴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지속합니다. 성중독은 삶을 파괴시킵니다. 실직의 위기, 배우자와의 이혼, 사회적 매장, 심지어 법적인 문제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인 행위를 멈추지 못합니다.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성적 자극을 멈출 수 없는 강박적인 상태입니다.

④성적 행위는 쾌감이 없고 의무감에서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중독이 깊어지면 더 이상 성적 쾌감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쾌락을 위해 성행위를 시작합니다.  성중독이 되면 하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지독한 불안감 때문에 성행위를 이어갑니다. 쾌락은 사라지고 금단 증상에 따른 고통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는 의무감만 남은 상태입니다.

 

사례를 통해 본 성중독의 자화상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각색해 보았습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겉으로는 유능한 팀장입니다. 하지만  그는 회사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음란물을 검색하고 성적 행위를 합니다. 회의 중에도 머릿속은 온통 성적인 상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퇴근 후에는 새벽까지 성적인 자극을 찾아 헤매다 겨우 2~3시간만 자고 출근합니다. 늘 만성 피로와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으면, 알콜 중독자처럼 손등이 떨리는 금단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처럼 성중독은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이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 심지어는 나 자신도 언제든 빠져들 수 있는 늪과 같습니다.

망가진 뇌는 고칠 수 있는가?

최신 뇌과학 연구는 우리에게 상당한 희망을 줍니다. 중독된 뇌는 도파민 수용체가 마모되어 일반적인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도파민 불감증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뇌에는 뇌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뇌 가소성은 뇌가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뇌는 고정된 콘크리트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진흙과 같습니다. 반복적인 훈련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끊어졌던 전두엽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복구하고 건강한 보상 경로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2024년 발표된 논문들에 따르면, 인지행동치료(CBT)와 약물 치료를 병행했을 때 뇌의 기능적 회복이 뚜렷하게 관찰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망가진 뇌도 일부는 고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대홍수 시대의 성중독

앞으로 성중독 문제는 더욱 교묘하고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성적 자극을 24시간 내내 제공할 것입니다. 이제 성중독은 거대한 테크놀로지와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와 학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WHO의 질병 등재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성중독 치료를 위한 공적 보험 적용과 전문 치료 기관 확충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성중독을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니라, 감기처럼 초기에 병원을 찾아 해결하는 보편적인 질환으로 인식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필로그, 진단서라는 이름의 희망

누군가에게 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는 것은 슬픈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중독에 있어서 진단은 회복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내가 겪는 고통이 내 성격 탓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환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해결책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WHO가 성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진짜 이유는 당신을 환자로 낙인찍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당당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지금 아픈 상태이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건강해야겠다는 용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중독이라는 거대한 태풍 앞에 홀로 서 있지 마십시오. 이제 우리는 구체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음 제8회는 성중독으로 부터 회복하는 기술, 충동을 다스리는 실전 예방 수칙을 알아 보고자 합니다. 스마트폰 관리의 기술부터 뇌를 다시 살리는 HALT 대처법까지,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중독 극복 기술을 함께 알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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