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복 연구는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행복하기 위해, 프로이트는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가지고 설명했습니다. 융은 내면 세계의 통합을 통한 개성화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의 이론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에는 즉각적인 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년)입니다.

우리는 앞서 융과 함께 개인의 내면을 탐구했습니다. 융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했습니다. 알프레드 아들러 역시 프로이트의 제자였지만 융과는 관심사가 달랐습니다. 그는 융처럼 개인의 깊이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아들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의 실천이었습니다. 그는 심리학이 인간의 과거를 분석하는 것을 뛰어 넘어, 어떻게 하면 타인과 함께 잘 살아갈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답을 주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아들러의 이론은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4년에 출간된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책, <미움받을 용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인간관계와 타인의 시선에 지친 사람들에게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분리하라는 메시지는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입니다. 아들러는 100년 전 인물이지만, 그의 이론은 현대인의 고민에 여전히 설득력 있는 답을 주고 있습니다. 아들러가 프로이트, 융과 어떻게 달랐는지, 그리고 그가 제시한 행복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이 글에서 제시하고자 합니다.

프로이트, 융과 아들러
아들러의 이론을 이해하려면 그가 왜 프로이트와 결별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프로이트, 융, 아들러는 모두 인간의 마음을 탐구했지만 강조점이 서로 달랐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원인론(Etiology)의 관점에서 보았습니다. 그는 현재의 문제는 반드시 과거의 원인, 특히 유년기의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믿었습니다. 그에게 인간은 리비도(성적 에너지)와 같은 본능의 영향을 받는 존재로 해석되었습니다. 행복은 이 본능을 잘 조절하여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심리학자 칼 융 역시 프로이트와 결별했습니다. 그는 개인 무의식을 넘어 집단 무의식이라는 인류 보편의 정신세계를 탐구했습니다. 융에게 행복은 개성화(Individuation)라는 내면의 통합 과정이었습니다.
아들러는 이 두 사람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그는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비판하며 목적론(Teleology)을 주장했습니다. 인간은 과거의 원인 때문에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를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 사람이 대인기피증으로 방에만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과거의 상처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러는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목적이 먼저이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안이라는 감정을 사용한다고 봅니다. 이는 인간을 과거의 피해자가 아닌, 미래를 선택하는 주체적 존재로 보는 관점입니다. 둘째, 아들러는 융의 내면 탐구와도 거리를 두었습니다. 융이 개인의 내면적 완성을 중시했다면, 아들러는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보았습니다. 아들러는 인간의 모든 문제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내면 탐구도 중요하지만, 결국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완성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인간의 출발점, 열등감
그렇다면 아들러가 본 인간의 근본적인 동력은 무엇일까요? 프로이트가 성욕을 말했다면, 아들러는 열등감(Inferiority Feeling)을 제시했습니다. 아들러는 모든 인간이 열등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작고 약하며, 자신을 돌보는 성인들을 보며 근원적인 열등감을 느낍니다. 열등감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이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됩니다. 열등감이 있기에 우리는 노력합니다. 더 나아지려고 애씁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기술을 익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아들러는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상(Compensa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몸이 약했던 사람이 열심히 운동해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되거나, 가난했던 사람이 열심히 일해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것 모두 이러한 보상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열등감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어떤 사람은 열등감을 인정하고 노력을 통해 극복하려 합니다. 이것은 건강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열등감에 사로잡혀 나는 어쩔 수 없어라고 주저앉는다면, 이것은 열등 콤플렉스(Inferiority Complex)가 됩니다. 반대로,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과시하려는 태도는 우월 콤플렉스(Superiority Complex)이며, 이는 열등감의 다른 표현입니다.
우월성 추구,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
아들러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우월성을 추구하는 것이 모든 인간의 삶이라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우월성 추구라는 단어에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들러가 말한 우월성은 남을 짓밟고 1등이 되는 경쟁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려는 노력, 즉 자기 완성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우월성 추구를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합니다. 개인적 우월성을 추구하며 타인을 경쟁 상대로만 보는 것입니다. 내가 너보다 잘나야 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은 늘 불안하고, 타인의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며 결국 고립됩니다. 아들러는 이것이 많은 심리적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았습니다. 올바른 우월성 추구는 공동체 감각을 가지고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아들러 행복론의 핵심입니다.
공동체 감각과 공헌감
아들러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 즉 행복한 사람의 기준은 공동체 감각이라고 했습니다. 공동체 감각은 무엇일까요? 이는 사회적 관심이라고도 번역됩니다. 단순히 남을 돕는 이타심을 넘어, 나는 이 공동체(가족, 사회, 인류)의 일부이며, 여기에 속해 있다고 느끼는 감각입니다. 더 쉽게 말해, 타인을 적이 아닌, 친구이자 동료로 바라보는 마음입니다. 공동체 감각이 있는 사람은 개인적 우월성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어떻게 이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아들러는 우리 삶의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세 가지 인생 과제(일의 과제, 교우(우정)의 과제, 사랑의 과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불행한 사람은 이 과제들 앞에서 나는 열등감이 많아서, 나는 상처가 많아서라는 핑계를 대며 도망칩니다. 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용기를 냅니다. 공동체 감각을 가지고 이 과제들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들러가 말한 행복의 핵심을 경험합니다. 그것은 바로 공헌감입니다. 아들러가 말한 행복이란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공헌감입니다. 깨끗하게 청소를 해서 가족에게 쾌적한 환경을 주는 것, 직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 친구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 모두가 공헌입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고, 내 행동이 비록 작을지라도 공동체에 유용하다고 스스로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핵심입니다. 이처럼 공헌감을 느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실감합니다. 더 이상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습니다.

행복은 용기의 문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마지막 요소가 있습니다. 아들러는 그것을 용기(Courage)라고 불렀습니다. 프로이트가 과거의 상처를 분석했다면, 아들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말했습니다. 융이 내면의 통합을 위한 과정을 제시했다면, 아들러는 지금 당장 타인에게 공헌할 용기를 말했습니다. 이처럼 아들러 심리학은 미움받을 용기라는 말로도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는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내 삶을 맡기지 않겠다는 용기입니다. 타인의 인정에 매달리는 대신, 나는 내 방식대로 공동체에 공헌하겠다고 결심하는 용기입니다.
정리해 보면, 아들러에게 행복으로 가는 길은, 먼저 모든 인간이 가진 열등감을 성장의 동력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상처가 나를 결정한다는 원인론을 버리고, 내 삶의 목적을 스스로 선택합니다. 다음으로 타인을 적이 아닌 동료로 바라보는 공동체 감각을 가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나는 어떻게 타인에게 공헌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실천하며 공헌감을 느낍니다. 이 모든 것을 위해 미움받을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프로이트와 융이 우리 마음의 복잡한 이론을 제공했다면, 아들러는 그 이론을 바탕으로 지금 여기에서 실천할 것을 강조한 심리학자입니다. 그의 이론은 지금 여기에서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아들러에게 행복은 결국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입니다.
아들러에 대한 평가
아들러가 활동하던 20세기 초반, 심리학계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들러는 본래 프로이트의 빈 심리학회(정신분석협회)의 핵심 멤버이자 초대 회장이었습니다. 하지만 1911년, 그는 프로이트가 성(性) 본능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을 반대하며 결별했습니다. 이 결별로 인해 프로이트와 그의 추종자들에게 정신분석을 배신하고 이탈한 인물로 강하게 비판받았습니다. 당시 학계는 프로이트의 복잡하고 심층적인 무의식 이론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아들러의 이론, 즉 열등감, 사회적 관심, 목적론 등은 상대적으로 너무 단순하고 상식적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깊이가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들러는 프로이트나 융에 비해 당대 학계의 주류에서는 한발 비켜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들러는 학문적인 논쟁보다 대중 강연, 교육, 상담 등 실제 현장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그의 이론은 이해하기 쉽고 즉각적인 희망을 주었기 때문에, 의사나 학자들보다는 교사, 사회복지사,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들러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후대로 올수록 그의 이론이 시대를 얼마나 앞서갔는지가 명확해졌습니다. 아들러는 인본주의 심리학의 진정한 선구자로 재평가받습니다. 훗날 등장한 에이브러햄 매슬로, 칼 로저스, 빅터 프랭클 같은 학자들이 아들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습니다. 자아실현, 삶의 의미, 인간의 잠재력 같은 긍정 심리학의 핵심 개념은 이미 아들러가 다루었던 주제입니다. 아들러의 목적론과 생활 양식(Lifestyle)개념은 현대 심리치료의 대세인 인지행동치료(CBT)의 핵심 원리와 매우 유사합니다. 과거의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아들러의 관점은 인지치료의 기본 전제입니다.
프로이트의 이론이 현대 사회와 일부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는 반면, 아들러의 이론은 시간이 갈수록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주의화된 현대 사회에서 인간관계와 소속감(공동체 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통찰은 매우 유효합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21세기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현상 자체가 아들러에 대한 가장 확실한 재평가입니다. 그의 이론이 현대인의 고민(경쟁, 인정 욕구, 관계의 피로)에 가장 실용적이고 설득력있는 답을 준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요약하자면, 당대에는 프로이트의 거대한 그늘에 가려졌지만, 후대에 와서야 심리학의 많은 분야에 씨앗을 뿌린 진짜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는 심리학을 과거를 분석하는 학문에서 미래를 선택하는 용기의 학문으로 바꾼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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