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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만들기/철학자와 행복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절망은 왜 죽음에 이르는 병인가?

by 행복 리부트 2026. 3. 27.

현대인들은 왜 끊임없이 불안하고 절망할까요?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 쇠렌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1813~1855)는 끔찍한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오늘은 인간의 깊은 심연을 파헤친 키에르케고르 철학의 핵심 사상과 계보를 살펴보고, 무의미한 불안을 넘어 진정한 자아를 찾는 치유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고대의 등에에서 실존주의의 아버지로

키에르케고르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사상이 누구에서 시작되었고 누구에게로 흘러갔는지의 계보를 알아야 합니다. 그의 영원한 아이돌은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였습니다.

소크라테스가 타락한 아테네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불편한 질문을 던져 그들의 무지를 깨우치려 했던 등에(Gadfly, 소를 찌르는 벌레)였던 것처럼, 자신도 껍데기만 남은 신앙과 허례허식에 빠져 잠들어 있는 코펜하겐 시민들의 정신을 날카롭게 찌르는 철학적 등에가 되고자 했습니다.

한편으로 그의 철학은 헤겔에 대한 격렬한 반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대 유럽을 지배하던 헤겔은 거대한 우주의 역사와 이성적인 시스템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키에르케고르는 "거대한 시스템이 도대체 오늘 밤 피 흘리며 고뇌하는 나에게 무슨 위로가 되느냐"라며, 개인의 불안과 고통을 무시했던 헤겔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생애와 재산을 투자하였습니다.

 20세기 실존주의 철학의 출발지

당대 코펜하겐의 시민들과 철학자들은 그를 글을 쓸 줄 아는 미치기 일보 직전의 괴짜 정도로 치부하며 철저히 무시하고 조롱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죽고 반세기가 지나 두 번의 세계 대전이라는 끔찍한 참상이 터지자, 이성과 과학의 진보에 절망한 유럽의 사상가들이 키에르케고르의 책을 다시 꺼내 읽으며 전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분은 이미 100년 전에 인간의 지독한 절망과 실존의 위기를 예언하고 있었구나!" 그의 핏빛 사상은 20세기를 지배한 실존주의 철학의 위대한 수원지가 되었습니다.

 

사르트르, 카뮈는 물론이고, 독일의 하이데거, 현대 신학의 거장 바르트와 심리 철학자 메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가 그의 철학을 자양분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죽은 뒤에야 세계의 지성계를 호령하는 실존주의의 아버지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후대의 천재들을 전율하게 만든 그의 철학적 통찰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는 그의 두 가지 핵심 키워드인 불안(Anxiety)과 절망(Despair)의 심연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불안은 병이 아니다, 자유의 어지러움이다

현대인들은 불안을 없애야 할 정신적 질병이나 스트레스로 여깁니다. 내일 시험을 망치면 어쩌나, 주식 통장이 반토막 나면 어쩌나, 노후에 병들면 어쩌나 하는 온갖 불안에 시달립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저서 <불안의 개념, 1844>에서 현대 심리학을 100년이나 앞서가는 기가 막힌 통찰을 던집니다. "불안은 결코 약점이나 병이 아니다. 불안은 인간이 완벽하게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위대한 증거다!"

 

그는 불안을 자유의 어지러움(Dizziness of freedom)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수천 길 낭떠러지 끝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심장이 터질 듯한 공포와 어지러움이 밀려옵니다.

이러한 무서움은 자신의 두 발이 묶여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원하기만 하면 지금 당장 저 아래로 내 몸을 던질 수도 있다는, 자유에 대한 소름 돋는 자각으로 그는 설명하였습니다.

 

동물들도 이런 불안을 느낄까요? 사자는 배고프면 사냥하고 배부르면 잡니다. 본능이라는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우리 앞에는 수만 가지의 선택지가 놓여 있고, 내일 내 삶을 천국으로 만들지 지옥으로 만들지는 오직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가 주는 숨 막히는 무게감, 그것이 바로 불안의 정체입니다.

그러니 밤마다 불안에 잠 못 이루는 분들이 계시다면 스스로를 문제가 있다고 자책하지 마십시오. 그 분이 불안한 이유는 자신이 짐승이나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영혼을 가진, 자유로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을 깊이 경험할수록, 인간은 더 위대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인간 정신의 파산 선고

불안이 자유가 주는 어지러움이라면, 그 자유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을 때 찾아오는 영혼의 치명적인 질병이 바로 절망입니다.

 

키에르케고르의 가장 위대한 명저 <죽음에 이르는 병, 1849>의 첫 문장은 철학사에서 가장 압도적인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인간에게 죽음에 이르는 병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절망이다."

여기서 말하는 절망은 돈을 모두 잃어서 슬프거나 연인과 헤어져서 우울한 일시적인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하는 절망은 자기 자신이 되기를 거부하는 영혼의 병입니다. 육체의 병은 죽으면 끝나지만, 영혼의 병인 절망은 죽음으로도 끝낼 수 없기에 진정한 죽음에 이르는 병인 것입니다.

그는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절망의 병을 크게 세 가지 증상으로진단합니다. 첫째, 자기가 절망 상태라는 것조차 모르는 절망(무지의 절망)입니다. 가장 흔하고 위험한 절망입니다.

 

남들이 좋은 대학에 가니까 나도 가고, 남들이 명품 가방을 사니까 나도 사는 것처럼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나를 욱여 넣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이 행복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은 텅 비어 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군중 속에 자신을 숨긴 채 외피로만 살아가는 이러한 상태를 그는 가장 비참한 절망으로 보았습니다.

둘째, 자기 자신이기를 원치 않는 절망(나약함의 절망)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못난 외모, 가난한 집안, 실패한 과거를 뼈저리게 미워합니다.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로 태어났을까?"  하며 자신을 부정하고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끊임없이 갈망합니다. 주어진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고통스러운 절망입니다.

셋째, 오직 내 힘으로만 자신이 되려는 절망(반항의 절망)입니다. 앞선 절망들과 반대로, 이들은 신도 필요 없고, 타인의 도움도 필요 없으며, 내 인생은 오직 나의 의지로 개척하겠다 라고 외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를 창조한 존재가 아닙니다.

 

자신의 한계와 나약함을 인정하지 않고 우주의 절대자인 신을 거부한 채 억지로 강한 척 버티는 오만한 반항 역시,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내고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깊은 절망입니다.

군중은 비진리다, 신 앞에 선 단독자로 도약하라

코펜하겐의 풍자 잡지 <코르사르> 스캔들로 인해 거리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던 키에르케고르는 자신을 향해 돌을 던지고 비웃던 사람들을 보며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잔인하며, 혼자 있을 때는 차마 하지 못할 악행도, 군중이라는 익명의 그늘에 숨으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피를 토하듯 외쳤습니다. "군중은 비진리(가짜)다!"

군중 속에 숨어서 남들 하는 대로 따라 사는 한, 우리는 결코 텅 빈 절망의 병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죽음에 이르는 병을 치유할 유일한 해독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군중 속에서 빠져나와, 발가벗겨진 채로 우주의 절대자(신) 앞에 홀로 마주 서는 것입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위대하고도 끔찍하게 외로운 개인을 단독자(The Single Individual) 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세상의 잣대, 타인의 평가, 위선적인 도덕의 껍질을 모두 벗어 던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불안과 어지러움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은 남과 비교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자신의 연약함과 고통조차 절대자 앞에서는 한없이 존엄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자신은 마침내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을 부수고 진정한 나를 되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은 각자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강조한 철학자입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바라 보면 당연한 생각이죠.

 

그때 까지만 하여도, 사람들이 종교나 사회 규범에 기대어 살아 갈 때입니다. 그는 이러한 세태를 비판하며 인간은 각자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철학자입니다.

다음은 키에르 케고르의 철학에 담긴 행복을 찾아 갑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의 철학에서 찾아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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